법원, 쌍용차에 "회생 절차 돌입시 조기 졸업 검토" 구두 통보

입력 2021-04-04 07:01  

법원, 쌍용차에 "회생 절차 돌입시 조기 졸업 검토" 구두 통보
이르면 8일 개시 결정 내릴 듯…쌍용차 비대위 "경영진 무책임" 질타
협력업체 근심에 쌍용차 직원 퇴사도 잇따라…인수 의향 후보자 3∼4곳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쌍용차의 운명이 법원의 손으로 넘어간 가운데 법원이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 데 이어 회생 개시 결정 등의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법정관리 조기졸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여전히 묵묵부답인 가운데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거쳐 몸집을 줄이면 인수 의향이 있는 국내 업체는 3∼4곳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법원 "조기졸업 검토"…이르면 8일 개시 결정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측에 기업 회생 절차 돌입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회생 절차시 회생계획안 제출에만 4개월 이상이 걸리고, 회생 종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의견 조회에서 회생 개시 결정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미 쌍용차의 회생 절차가 상당 부분 지연된 만큼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법원은 통상 기업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스타항공의 사례처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인수 후보자를 정하는 경우도 있다.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채권 신고와 조사, 회생계획안 제출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쌍용차가 회생채권의 탕감 비율 등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이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채권단에 묻게 된다. 이때 채권단이 동의해야 법원이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게 된다. 만약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원이 조율에 나서고 이마저 실패하면 파산 수순을 밟게 될 수 있다.

다만 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변제받을 수 있는 공익채권 규모가 3천7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채권단도 쌍용차의 파산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쌍용차 파산시 쌍용차 임직원은 물론이고, 종업원 100∼200명 규모의 협력업체 최소 15곳과 식자재 등 일반 구매 업체 300곳 등의 줄파산을 포함하면 직접적인 실업자만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2만명이 넘는 실직자를 양산하도록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 후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는 쌍용차 협력업체였던 중견 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도 2천8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었던 점을 고려해 2천억∼3천억원 정도의 현금 투입이 가능한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구조조정 후에 들어오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 비대위 회의서 "경영진 무책임" 질타
쌍용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직후 해체해 채권단을 다시 꾸릴 예정이다.
채권단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등을 압박하며 정부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용차 비대위는 지난 2일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쌍용차 경영진에 대한 질타가 잇따랐다. 쌍용차 경영진은 법원의 보정명령 기한(3월31일)까지도 비대위 측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를 100% 확신한다"며 "4월 중으로 성사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예병태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아예 전문 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직접 인수에 나서는 후보자를 찾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HAAH오토모티브에 휘둘리지 말고 작년 12월21일에 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면 차라리 손실이 적었을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쌍용차의 회생 신청 이후 발생한 회생 채권 규모만 2천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미 영세업체 7∼8곳 파산…직원 퇴사도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협력업체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년에 쌍용차 납품 규모가 30억∼40억원에 달하는 영세업체 중에서 7∼8곳은 이미 망해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며 "그다음으로 어려운 업체들의 파산이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직원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쌍용차 직원 수는 2019년 말 기준 5천3명에서 작년 말 기준 4천869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올해 들어서도 퇴사가 잇따르고 있다. 연구소 내 인포테인먼트 파트의 경우 연구원 13명 중 12명이 그만두고 현재 1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 당시 전체 임직원의 36%인 2천600여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고, 여기서 시작된 이른바 '쌍용차 사태'는 9년 만인 2018년에야 해고자 전원 복직으로 겨우 봉합됐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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