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우두머리, 한때 미군 대테러작전 '충직한 밀고자'

입력 2021-04-08 13:51   수정 2021-04-08 13:52

IS 우두머리, 한때 미군 대테러작전 '충직한 밀고자'
신문조서 기밀해제…폭로 넘어 거물검거 묘책 귀띔
입지에 충격 예상…현재 이라크·시리아에 은신해 테러 지속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가 한때 미군 대테러당국에 극도로 충직한 정보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IS를 이끄는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45)의 이런 전력은 미국 정부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 53건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알쿠라이시는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이라크 내에 있는 테러 용의자 감금시설에서 조사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기록된 알쿠라이시의 실제 이름은 아미르 무함마드 사이드 압달라만 알마울리였다.
신문조서를 토대로 작성된 이들 보고서엔 31세이던 알마울리가 미군의 대테러 작전에 매우 유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보고서는 "신문 때마다 더 협조적이다"라고 평가했고, 다른 보고서는 "조직원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제보 덕분에 미국은 IS의 선전기구, 이라크 외부의 조직,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오는 조직원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
해외 지부, 선전기구는 IS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서 독립해 시리아, 이라크에 '칼리프 국가'(이슬람 초기 신정일치 체제로 IS가 추구한 공동체)를 세우는 주요 동력이었다.
알마울리는 주요 수배자의 몽타주 작성을 도왔고 이들 조직원이 애용하는 식당과 카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조직 내 거물들의 신상을 사실 그대로 털어줬으며 이들을 수색할 방법을 지도를 그리듯 상세하게 귀띔하기도 했다.
압수당한 자기 전화번호 수첩을 미국 관리들과 함께 훑어가면서 조직원 19명의 번호를 알려주고 일당의 비자금을 공개한 일화도 공개됐다.

알마울리의 상세한 밀고를 바탕으로 미군은 당시 알카에다의 2인자이던 모로코 출신 스웨덴 국적자 아부 카스와라를 이라크 모술에서 제거할 수 있었다.
미국 국방부에서 IS 대응 태스크포스를 지휘한 크리스토퍼 마이어는 "알마울리가 자기가 살려고 여러 일을 했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알마울리가 신문 때를 포함해 IS 내부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적대적 태도를 오랫동안 보였다다"고 성향을 설명했다.
알마울리는 2019년 10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국 특수부대 기습과정에서 숨지자 IS의 새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지도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WP는 알마울리가 이번 보고서 공개 때문에 당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알마울리가 미국의 정보원이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으나 구체적 활동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찌감치 알마울리가 IS의 새 수장이 됐을 때도 IS를 지지해온 세력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자격자라는 비판을 쏟아낸 적이 있었다.
미국 대테러 당국은 현재 알마울리가 IS의 전통적 근거지인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S는 현지에서 군 전초기지나 정부 관리들을 겨냥한 소규모 테러를 산발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한때 IS는 프랑스 파리를 공격하는 등 서방에서 테러를 일삼았으나 시리아, 이라크에서 패퇴한 뒤 지금은 북아프리카 세력확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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