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무관심'이 불러온 참사…재앙 수준으로 확산하는 印코로나

입력 2021-04-09 12:13  

'방역 무관심'이 불러온 참사…재앙 수준으로 확산하는 印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 13만명으로 최근 14배 급증…전문가 "안일해진 태도가 원인"
축제·선거 등에 '노마스크' 대규모 인파…백신 부족 우려까지 겹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다시 확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인도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에 육박했던 지난해 9월 1차 유행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이들이 매일 감염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9천121명이었던 신규 확진자 수는 9일 13만명을 넘어섰다. 두 달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이 수치가 14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작년과 달리 최근에는 백신 접종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의 확진자 폭증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방역 무관심'을 이런 상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일각에서는 전염력이 강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인도에서 발견된 '이중 변이' 바이러스 등이 확산의 한 원인으로 제시됐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바이러스를 대하는 인도인의 태도가 작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애초 우려와 달리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이 알려지고 생계 활동이 절실해지자 방역에 신경 쓰지 않은 채 과거 일상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셰카르 만데 인도 과학산업연구위원회 국장은 현지 매체 더프린트에 "인도의 최근 코로나19 확산은 해이해지고 안일해진 주민의 태도 때문"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의 원인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도시 거리 상황을 살펴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보하는 이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
심지어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마스크 없이 대중과 접촉하는 장면이 뉴스 채널에 자주 소개된다.
여기에 대규모 축제와 선거 등 대형 행사에 엄청난 규모의 '노마스크' 인파가 몰려들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지난달 말 곳곳에서는 '색의 축제' 홀리가 진행됐고 하루 최대 수백만 명이 몰리는 대규모 힌두교 축제 '쿰브멜라'(Kumbh Mela)도 갠지스강변에서 열리고 있다.
웨스트벵골주, 타밀나두주, 아삼주 등 일부 주에서는 지방 선거가 진행 중이라 유세장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도 깡그리 무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당국은 야간 통금, 검사 및 접종 확대 등 여러 방역 조치를 도입했지만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산업 시설 가동, 주민의 낮 이동 등에는 큰 제한을 두지 않은 상황이라 야간 통금은 실효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하루 200만∼400만명가량 백신을 맞고 있지만 일부 인도인은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이날까지 인도에서는 9천430만명이 1회 이상 접종을 맞았다. 아직 전체 인구의 6.8%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오는 8월까지 3억명에 대한 접종을 마무리 지으려는 인도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당국은 접종 확대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백신 접종 대상을 45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인도는 지난달까지 의료진, 군경, 일반인의 경우 60세 이상 또는 45세 이상 만성 동반 질환자에게만 접종을 허용해왔다.

와중에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까지 제기됐다.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수요가 늘었지만 백신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대 중후반에 달하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를 비롯해 동부 오디샤,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등 일부 지방 정부는 백신 물량이 며칠 분밖에 남지 않았다며 당국에 지원을 호소했다고 힌두스탄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에 하르시 바르단 보건부 장관은 전날 "현재 4천300만회분의 재고를 확보한 상태로 백신 부족 상황은 초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등 두 종류가 접종에 투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주 총리들과 긴급회의를 가진 후 "1차 유행 때와 비교하면 최근 국민들이 바이러스를 너무나 가볍게 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검사, 추적, 치료는 물론 개인의 방역 태도와 바이러스 관리에 더욱 집중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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