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개정 희망" "사법부서 재검토"…미국서 도마 오른 대북전단법

입력 2021-04-16 05:57  

"법개정 희망" "사법부서 재검토"…미국서 도마 오른 대북전단법
의회 인권위원장 "국회가 법 수정결정 희망"…국무부선 "독립적 사법부 도구 갖춰"
한국, 법취지 설명에도 미국은 표현의 자유에 방점둔 듯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개정 등 법을 문제 삼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남북 분단 현실에서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정보 유입을 제약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미국 내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의회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인권위) 공동 위원장인 제임스 맥거번 민주당 하원 의원은 15일(현지시간) 인권위의 대북전단법 청문회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국회가 그 법의 수정을 결정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맥거번 의원의 발언이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는 아니다. 반대로 그는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한국의 자유수준이 미국과 동일하고 미국의 민주주의 역시 완전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또 대북 전단 살포는 한국의 보수 정부에서도 금지한 사례가 있는 등 새로운 문제는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치고, 한국 정부가 이 법 통과 후 논란이 제기되자 해석 지침을 통해 우려 대응에 나선 점은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대북 전단법에 대해선 민주주의 속에서 사는 것의 이점은 개정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국회가 이 법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면 국제인권법의 지침을 고려하길 권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대한 논평 요청에 "우리는 한국이 독립적이고 강한 사법부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 법을 재검토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며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과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관한 우리의 강력한 견해를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 대북전단법 위헌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지만, 굳이 사법부까지 언급한 것은 헌재를 통한 시정 기대감을 에둘러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을 수 있다.

물론 맥거번 의원이나 국무부의 언급이 미국 전체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맥거번 의원이 발언한 인권위는 의원들이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는 의원 모임 성격이 강해, 관련 절차에 따라 배정되고 법이나 결의안을 자체 처리할 권한이 있는 일반 상임위와는 다르다.
이날 청문회 때 발언한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 의원은 물론 한국계이자 의회 내 한국연구모임(CSGK)의 공동 의장을 맡은 영 김 공화당 하원 의원도 전단법에 부정적 인식을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청문회가 부당한 내정 간섭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향해 인권의 보편성을 내세워 반박했고, 김 의원은 "한미 양국은 표현의 자유를 침묵시키고 불필요한 양보를 함으로써 (북한의) 나쁜 행동을 보상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국무부 역시 그동안 대북전단법 관련 논평 요청에 직접 평가를 삼가면서도 자유로운 대북 정보 유입의 지속 입장을 강조해 왔다.
또 지난달 30일 발간한 인권보고서 한국 편에서는 대북 전단 살포 불법화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을 4가지 중대한 이슈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는 국가 안보와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미국 내에 우리 정부 주장대로 수용되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중요한 가치다. 미국은 명예훼손도 형사가 아닌 민사로 해결토록 할 정도로 의사표현의 자유를 중시한다.
한 소식통은 "미국 내 한국을 평가할 때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표현의 자유가 워낙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다 보니 한국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데 한계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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