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안 남는 '진짜'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개발"

입력 2021-04-22 17:33  

"미세플라스틱 안 남는 '진짜'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개발"
플라스틱 먹는 효소 넣어 제작…일주일 만에 98% 분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폴리에스터의 일종인 '폴리 젖산'(PLA)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지구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해 줄 방안으로 제시돼 왔다.
하지만 생분해된다고 주장해온 대부분의 플라스틱 백이나 주방용품, 컵 뚜껑 등은 제대로 썩지 않고 쓰레기 매립지로 유입되고 있다. 오히려 어설프게 썩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양산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다른 플라스틱을 오염시켜 골칫거리가 돼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과 UPI 통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재료 및 화학 공학 교수 쉬팅 박사팀은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를 플라스틱 제작 단계에서 넣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빨리, 제대로 썩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대부분 PLA으로 만들어지는데, 연구팀은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PLA를 먹는 효소를 혼합해 PLA 섬유를 일주일 만에 분해되도록 했다.
플라스틱에 잠복해 있던 효소는 적당한 물과 열에 노출되면서 깨어나 PLA의 고분자 사슬을 먹어 치움으로써 PLA를 토양 내 다양한 미생물이 처리할 수 있는 젖산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다른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진행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지만, 효소를 이용한 방식은 PLA의 98%를 분자량이 작은 단량체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 2018년 '무작위 이종 중합체'(RHP)라는 합성 분자를 만들어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를 감싸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이번 성과를 이뤄내는 발판이 됐다. 나노 클러스터인 RHP는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효소가 서로 떨어져 나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쉬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를 RHP로 감싼 뒤, 플라스틱 제조 공정의 출발점이 되는 플라스틱 수지 구슬에 넣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플라스틱 원료에 색소를 섞어 색깔을 입히는 과정과 비슷한 것으로 설명했다.
RHP로 감싼 효소가 추가됐지만 약 170도에서 녹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플라스틱의 기본 특징과 기능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에서 온도와 물의 조합을 달리하며 RHP로 감싼 효소를 넣어 만든 PLA 섬유의 생분해성을 검증한 결과, 상온에서는 일주일 만에 80%가 분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를 섭씨 50도로 높인 조건에서는 6일 만에 모두 생분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쉬 교수는 온도가 높을수록 RHP에 감싸인 효소가 더 많이 움직여 고분자 사슬의 끝을 빨리 찾아 먹게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효소 처리한 PLA 섬유는 낮은 온도나 짧은 기간 물에 담가놓는 것으로는 생분해가 일어나지 않아 땀이나 미지근한 물을 이용한 세탁 과정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PLA 이외에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을 생분해할 수 있는 효소 개발을 연구 중이다.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은 RHP 나노 효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보급하기 위해 기업을 설립,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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