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기후정상회의 앞두고 적대적 입법…패권적 사고"

입력 2021-04-23 14:13   수정 2021-04-23 14:18

중국 "미국, 기후정상회의 앞두고 적대적 입법…패권적 사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성명…'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
"미, 협력·대립 동시 추구…중국 양보 강요하겠다는 의도"


(베이징·홍콩=연합뉴스) 한종구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마련한 '2021 전략적 견제법'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여우원저(尤文?)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냉전적 사고와 패권 심리로 가득 차 있다"며 "중국의 발전 전략과 정책을 마구 왜곡하고 내정을 거칠게 간섭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다자주의를 지키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질서와 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수호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서로를 평등하게 대우하고 상호 존중하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에 대만으로 무기·방어 기술 이전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에 관련된 문제라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법안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어떠한 형식의 대만과 미국의 공식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처음 화상으로 만나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을 향한 적대적 입법을 밀어붙였다고 비난했다.
위안정(袁征) 중국사회과학원 미국학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협력과 대립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중국의 양보와 협력을 강요하겠다는 논리"라고 해석했다.
우신보(吳心伯)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장도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중 노선 유지를 원하고, 민주당은 인권을 통해 미중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며 "반중 법안이 미국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익을 확보하는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 법안에 미국의 패권 심리가 반영됐다며 심의 중단을 촉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법안에는 다른 나라의 정상적인 발전을 용납하지 않는 패권 심리와 미국만이 최고라는 생각이 반영돼 있다"며 "미국이 법안 심의를 중단해 미국과 중국 관계 발전에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편협하고 왜곡된 태도는 대국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중국은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상호협력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국가의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이 중국 견제를 위해 초당적으로 마련한 전략적 견제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표, 반대 1표로 가결해 본회의에 넘겼다.
이 법안은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밥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합의해 마련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6억5천500만 달러(한화 7천300억 원) 규모의 외교적 군사 지원을 하고 같은 기간 해상안보 활동에 4억5천만 달러(한화 5천억 원)를 지원하게 된다.
법안에는 중국의 초음속·탄도·순항미사일 확보 등 전략무기 부분을 감시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만을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하며 대만으로 무기·방어 기술 이전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신장지역의 인권유린에 대응하는 조항도 들어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날 웨이보 공식 계정에 동부 전구(戰區) 소속 073형 상륙함 등이 참여한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훈련 시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콩 명보는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전략적 견제법을 통과시키자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괌 기지에서 임무 교대와 보급을 마치고 지난 19일 남중국해로 돌아온 후 중국군이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해군은 최근 중국군이 대만에 군용기 25대를 보낸 데 대한 대응으로 말레이시아와 일본을 포함한 몇몇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연합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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