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뢰밭 헤쳐온 100일…코로나 잡고 경제 반등 '합격점'

입력 2021-04-25 07:00   수정 2021-04-25 10:39

바이든, 지뢰밭 헤쳐온 100일…코로나 잡고 경제 반등 '합격점'
전염병·경기침체·인종갈등 3대 악재 속 출범…백신 접종 초과달성 호평
대형 부양책에 성장전망 급상승…트럼프 '美우선주의' 폐기후 동맹복원 주력
중국 견제하며 인도태평양 집중…정치 양극화·난민 문제 등은 위험 요소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작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은 바이든은 1월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트럼프의 대선 불복으로 각종 소송전에 휘말리고 4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난동사태까지 겪을 정도로 취임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 대유행, 이로 인한 심각한 경기침체, 인종차별 항의시위 여파로 인한 미국 내 분열 등 전례 없는 복합적 위기 속에 출발했다는 평가가 많다.
대외적으로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드라이브로 전통적 동맹, 우방과 관계에 금이 가고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저하된 것은 물론 중국과는 갈등을 반복하는 힘든 상황을 물려받았다.
바이든이 내건 구호는 미국 내부의 통합과 재건, 대외적으로는 동맹의 복원, 미국의 주도권 회복이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초반 국정운영은 일단 합격점을 넘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코로나19의 경우 1월 초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최근 6만명대로 대폭 줄었다.
그는 취임 100일까지 백신 1억회 접종을 공약했다가 이를 2억회로 상향했고, 그마저도 취임 92일째인 지난 21일 조기 달성했다.
경제 분야는 여전히 고실업에 시달리며 코로나19 여파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4월 셋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5만건으로 전염병 대유행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희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초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4%로 전망하며 작년 10월보다 무려 3.3%포인트나 올렸다. 1984년 이래 가장 높은 성장률이라거나 미국이 세계 경제의 엔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여기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라는 적극적 재정정책이 주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작년 12월 9천억 달러, 취임 후인 지난달엔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을 마련했다. 한화로 3천조원이 넘는다. 한국 올 한 해 예산이 560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천문학적 부양에 나선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프라 투자 예산 2조2천500억 달러, 보육 등 '미국 가족 계획' 예산 1조 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부터 인종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인종 갈등 문제에도 적극적 태도를 취했다.
지난달 한인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6명이 희생된 총격 때는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를 직접 찾아 증오범죄 방지법의 신속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외정책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폐기하고 동맹의 복원에 주력했다. 동맹과 힘을 합치면 '나홀로 미국'일 때보다 승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지론이다
바이든은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 더 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대면 정상회담 첫 상대는 일본이었고 두 번째가 한국이다. 국무·국방 장관의 첫 순방지도 한국과 일본이었다.
인도태평양 중시 전략은 최대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고 억제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트럼프 정책 중 몇 안 되는 계승 분야가 중국이라는 말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트럼프 때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행정명령을 내렸다. 역시 전 행정부가 걷어찬 이란 핵합의 복귀를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는 모두 국제현안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인식에 기반해 있다.
바이든의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지난 4~11일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59%였다.

이전 대통령들의 '임기 첫해 4월 국정 지지율'이 트럼프 39%, 버락 오바마 61%, 조지 W. 부시 55%, 빌 클린턴 49%, 조지 H. W. 부시 58%, 로널드 레이건 67%였음과 비교해 평균 이상이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정신을 잃게 했다. 공화당은 바이든을 멈출 힘이 거의 없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러나 복병 역시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양극화한 미국 내 정치 지형이 꼽힌다. 대화와 타협보다 충돌과 갈등이 앞서다 보니 주요 정책마다 공화당과 마찰을 빚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은 하원에서 근소한 다수당이고, 상원에선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합쳐야 다수석이 된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협치의 묘미를 발휘하는 것이 긴요한 과제인 셈이다.
취임 후 남부 국경지대로 밀려드는 이민자 문제도 골칫거리다. 친이민 정책을 표방한 상태라 막무가내로 막기도, 그렇다고 모두 포용하기도 힘든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의 새라 프로스텐슨 정치 에디터는 "미국의 여전한 분열은 바이든의 공약인 통합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정책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일이 만만치 않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소 헤게모니 경쟁에 빗대 '신냉전'이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중국의 국력이 커져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다. 동맹과 우방 중에는 중국과 대립 일변도보다는 협력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가도 적지 않다.
한반도로 국한해 보면 바이든의 100일은 한미동맹에 긍정적이지만, 북한의 핵문제가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전략을 수립 중이고 북한 역시 이를 지켜보는 듯한 분위기라 격렬한 마찰은 없지만, 언제든 대립관계로 빠져들 수 있다.
윌리엄 갤스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의 지지율을 기상예보에 빗대 현재 햇볕이 들고 있다면서도 지지층 간 양극화, 백인 유권자의 낮은 지지율, 이민 문제 등을 꼽으며 점점 먹구름이 낀 뒤 폭풍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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