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코로나 종식에 자신감 보이다 비극 주인공 된 인도

입력 2021-04-25 14:51  

[사진톡톡] 코로나 종식에 자신감 보이다 비극 주인공 된 인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요즘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35만명에 육박합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던 수치입니다.
그런데 인도는 불과 두어 달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종식을 눈앞에 둔 듯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2월 초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8천명대로 줄기까지 했습니다.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성공적으로 잡혔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인도는 코로나19를 딛고 다시 도약하겠다며 해피엔딩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인도는 '코로나19 비극'의 주인공으로 순식간에 추락하고 맙니다.
지난 몇 달간 인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1월 21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인도 에어인디아 항공기가 착륙합니다.

이 항공기에는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실렸습니다. 인도가 네팔에 무상 지원하기로 한 물량입니다.
인도는 자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백신 강국인데다 코로나19 확산세마저 잡히고 있었으니 쓰고 남을 것으로 보이는 물량으로 '백신 외교'까지 펼친 것이죠.

정부는 물론 일반 국민도 이제는 방역보다 경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시장에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처럼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방역 무신경'은 여러 축제가 펼쳐지면서 정점으로 치닫습니다. 3월말에는 전국 곳곳에서 '색의 축제' 홀리가 열렸습니다.
이 축제 때는 수많은 이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서로 색 가루나 물풍선을 던집니다.
당국은 방역을 위해 축제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은 북부 마투라의 한 힌두교 사찰에서 열린 홀리 축제 장면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서로 뒤엉켰고 공중에서는 색 가루가 뿌려집니다. 초대형 야외 나이트클럽 같은 분위기입니다. 모두 '노마스크'입니다.

북부 갠지스강변에서는 1월부터 여러 달 동안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까지 열렸습니다.
힌두교 신자들은 이 축제 때 강물에 몸을 담그면 죄가 사라지고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쉬워진다고 믿습니다.



이 사진은 입수(入水)를 기다리는 힌두교 수행자들의 모습입니다. 조금 과장해 표현하면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을 정도로 빼곡해 보입니다.

입수 길일에는 하루 최대 수백만 명이 물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윤회를 끝낼 수 있다는데, 코로나19쯤 대수이겠습니까. 입수한 이들은 모든 것을 얻은 듯 기뻐하는 표정입니다.


이런 와중에 몇몇 주에서는 지방선거 유세까지 진행됐습니다. 역시 수많은 이들이 바글바글 모였지만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군요.

농민 시위에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몰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은 남의 이야기 같은 분위기입니다.

확진자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시 늘어나자 지방 정부는 봉쇄령을 발동합니다. 뉴델리 당국은 17∼18일 주말 통행금지에 이어 19일 밤부터 일주일간 일시 봉쇄 조치를 도입했습니다.

곳곳에서 봉쇄령이 내려지자 이주노동자들이 도시 탈출에 나섭니다. 봉쇄 기간에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얼마나 급했는지 만원 버스의 지붕에까지 올라갑니다.

지난해에도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자 수백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귀향했다가 얼마 뒤 다시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전국 곳곳으로 더 확산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병원 상황도 심각해집니다.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한 침대에서 두 환자가 함께 치료받는 일도 생겼습니다.

사망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노천 화장장은 끝없이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하느라 과부하 상태입니다.

드론으로 찍은 4월 22일 뉴델리 화장장의 모습입니다. 인도 인구의 다수인 힌두교도는 화장을 선호합니다.


병원 곳곳에서는 의료용 산소도 부족해졌습니다.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산소 공급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병상이 부족해지자 병원 밖 3륜 택시에서도 산소 치료를 받습니다.


병상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은 건물 밖 간이침대에 누워 기다리기도 합니다.

당국은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보겠다는 계산입니다. 사람들도 믿을 건 백신밖에 없다는 생각에 각 지역 접종소로 몰려듭니다.


하지만 워낙 확산세가 거세다 보니 '세계의 백신 공장'이라고 불리는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도 백신 부족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국은 이미 사용 승인된 백신의 생산 물량을 크게 확대하고 추가 승인도 늘려 이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병상도 더 확보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컨벤션센터나 호텔 등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용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산소 공급을 위해 열차도 투입하고 산업용도 의료용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민관의 여러 방역 대책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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