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혁명수비대 과도한 영향력 비판"

입력 2021-04-26 09:33  

"이란 외무장관, 혁명수비대 과도한 영향력 비판"
이란 반체제 매체 보도…이란 외무부 "왜곡된 발췌"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가 외교 정책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비판하는 비공개 인터뷰가 유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지난해 3월 한 인터뷰에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란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크게 끼친다면서 자신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지난해 1월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 무인기의 폭격을 받아 암살됐다.
가디언은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이 이런 언급을 담은 자리프 장관의 음성 녹음 파일을 독점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란 정권에 매우 적대적인 국외 매체로 이란 당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매체의 배후라고 여긴다. 이 매체는 종종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이란 지도부의 암투와 부패상을 폭로하곤 했으나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때도 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 음성 파일이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인 사이드 라일라즈와 했던 인터뷰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전한 인터뷰 요약록을 보면 자리프 장관은 이란 외교정책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은 냉전 시대와 유사하다면서 자신이 누구보다 혁명수비대와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가 외교에 우선한다면서 모든 사안을 안보의 렌즈로 보는 세력이 이란에 있고,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성사 이전 이란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합의를 깨뜨리려는 세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핵합의가 성사된 직후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러시아로 가서 핵합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려 했다고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 인터뷰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올해 6월 현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 내부용으로 기록을 남길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란 인터내셔널에) 발췌돼 보도된 내용은 왜곡이고, 자리프 장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본다는 틀을 짜기 위한 것"이라면서 "허가된다면 인터뷰 전체를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자리프 장관을 내부적으로 깎아내리려고 이런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는 사람도 있고, 자리프 장관이 외교 정책 실패의 책임을 혁명수비대의 간섭 탓으로 돌리려고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라고 전했다.
자리프 장관과 혁명수비대의 갈등이 표면화된 적도 있었다.
2019년 2월 말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사임으로 외무부가 외교 관계를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가 대통령의 만류로 이틀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사의 표명 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란을 정상방문했는데 당시 혁명수비대가 이를 모두 주관하면서 외무부는 완전히 배제했고, 이에 자리프 장관이 사표라는 강수로 불만을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해석에 '외무부 패싱'의 당사자로 지목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시리아 대통령 방문 때 자리프 장관이 배석하지 못한 것은 사전에 대통령실과 조율되지 않은 실수 탓이지 일부러 그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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