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교청서 통한 '독도=일본 땅' 억지 주장 반복(종합2보)

입력 2021-04-27 17:13  

日, 외교청서 통한 '독도=일본 땅' 억지 주장 반복(종합2보)
"1월 위안부 배상 판결 매우 유감…한국 책임으로 해결해야"
한국 외교부, 독도 영유권 주장 강력 항의…총괄공사 초치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김호준 특파원 한상용 기자 = 일본 정부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이 작년 9월 출범한 이후 처음 내놓은 외교청서를 통해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선 한국 정부 책임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일본이 정부 공식 문서인 외교청서에 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거나 퇴행적인 역사 인식을 드러내는 기술을 한 것이 한일 관계 개선에 매년 악재로 작용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27일 스가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지난 한 해의 국제정세 분석 내용과 일본 외교활동 전반을 기록한 백서인 2021년 판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올해 외교청서도 일본이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는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그대로 담았다.
스가 총리 전임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외교청서에 반영했던 일본 정부는 2018년 판에 '한국에 의한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추가하는 등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억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동해 표기 및 호칭 문제에 대해선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한국과의 관계로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유지했지만, 위안부 문제와 징용 배상 판결 등 현안과 관련해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올해 1월 8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하면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했던 2018년 한국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관련 판결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내각의 외교 노선 계승을 표방하며 출범한 스가 내각은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를 포함한 일련의 역사문제가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한일 외교장관 간 '위안부 합의' 등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나 기업에 배상을 명한 한국 사법부 판단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올해 외교청서에서도 그런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외무성 공식 문서에서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고 주장하고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부질없는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항의와 관련한 질문에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항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론을 폈다"고 답변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일한(한일) 관계는 현재 구(舊)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일제 징용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전례 없이 엄중한 상황"이라면서도 "동시에 북한 대응을 비롯해 일한, 일미한(한미일) 협력은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외교청서는 또 일본 정부가 한미 양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는 내용도 기술했다.

한편, 올해 외교청서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등 중국 견제 표현을 대폭 강화한 것이 두드러졌다.
중국의 군사력 확충과 활발한 동·남중국해 해양 활동을 '일본을 포함한 지역과 국제사회 안보상의 강한 우려 요인'으로 규정하고, 작년 판에서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홍콩과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의 인권 상황에 '우려' 입장을 밝히는 등 관련 설명을 크게 늘렸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파워 밸런스(힘의 균형)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렸던 스가 총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미일 동맹을 강화했다"는 성과를 강조했지만, 정상회담 후의 공동성명에 담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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