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돌아온 미국, 한미동맹 쌍방 존중 가치에서 시작해야"

입력 2021-04-27 23:26  

양정철 "돌아온 미국, 한미동맹 쌍방 존중 가치에서 시작해야"
"한국 발전은 한미동맹서 비롯…북핵 단계적으로 풀어야"
"한국의 대중 완충이 美에 긍정적 측면도…한일 과거사 미국 개입할 일 아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27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은 쌍방이 함께 존중해야 할 가치에서 시작돼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핵 문제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대중국 완충 역할이 미국 입장에서도 동북아 평화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봤고, 한일 과거사 문제는 미국이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3개월가량 활동한 뒤 이달 귀국한 양 전 원장은 이날 CSIS 웹사이트에 게재된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전 원장은 한국의 놀라운 발전이 상당 부분 미국의 지원과 양국 동맹관계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한 뒤 "굳건한 한미 동맹의 아름다운 여정",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한국의 경제적 번영, 민주주의 체제 확립, 강력한 안보 능력을 언급하고 "미국은 자국이 치른 피의 대가가 한국에서 가장 빛나는 보람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점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한미 두 나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도전과 응전의 많은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며 "그 출발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자부심에 걸맞게 한국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국민들 마음이 상한 것은 동맹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이 돌아왔다'는 동맹 복원 중시 기조를 염두에 둔 듯 "'돌아온 미국'이 달라야 하는 것의 핵심 중 하나도 동맹은 동맹으로서 쌍방이 함께 존중해야 할 가치에서 충실하게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북핵 문제에 관해 "지금까지 양국이 미묘한 시각차를 안고 있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북한의 핵과 전면전에 대한 시각, 전쟁을 대하는 태도에서 양국의 온도 차를 예로 들었다.
이어 북한의 전면전 지속 능력 부족, 기습공격 시 한미의 보복공격에 따른 궤멸적 타격 등을 언급한 뒤 "북한이 아무리 비합리적 사고를 한다고 해도 현격한 국력 차이가 나는 구조에서 남침을 계획하는 것은 미친 일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전을 겪은 한국민이 전쟁 억제에 대해서만큼은 당사자로서 더 절박하고 생사의 문제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 포기가 최우선이지만 한국은 이와 함께 전쟁과 도발 억제, 긴장완화가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한국이 설득과 압박을 병행한 인내, 대화와 평화의 방법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한 뒤 "결국 인내심을 갖고 단계적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동맹 간이라도 사안별로 입장차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며 "문제는 의도적으로 그런 갈등을 부풀리고 증폭시킴으로써 이익을 도모하려는 흐름이 양국 내에 다 있다는 것"이라면서 양국 지도자와 정책 결정권자의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양 전 원장은 미중 갈등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에 누구 편이냐 따지는 것은 매우 단편적이고 표피적인 접근"이라면서 "한국 입장에서 안보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삼고 경제는 다자협력 원칙의 '더블 트랙'으로 가는 것을 미국이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미국 역시 중국에 대해 단선적 접근이 아닌 복합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중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한국이 중국과 최악의 관계로 대립하지 않고 완충적 역할을 하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동북아 평화에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일 갈등에 대해서는 "한국이 관계를 악화시킨 것이 아니고 일본이 일련의 과정에서 잘못된 과거를 단절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이른 것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과거사 문제는 미국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라며 "굳이 개입한다면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지, 당장의 미국 편의성만 추구한다면 한국민들 신뢰를 심각하게 잃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에 대해선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며 일본이 군대를 보유할 수 없고 군대를 이용해 국가 간 문제도 해결할 수 없도록 규정한 평화헌법 제정을 요청한 국가가 미국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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