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상화폐 거래소 검증지침 마련…4대 거래소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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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02 06:11  

은행권, 가상화폐 거래소 검증지침 마련…4대 거래소도 '긴장'

은행권, 가상화폐 거래소 검증지침 마련…4대 거래소도 '긴장'

취급 코인 안전성, 내부통제, 대주주, 재무구조도 검증 대상

"실명계좌 발급 후 거래소 사고 터지면 책임 문제…매우 높은 수준 요구할 것"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바뀐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종합 검증' 역할을 떠안게 된 시중은행들이 실사 과정에서 적용할 지침을 마련하고 본격 검증 준비를 마쳤다.

자금세탁 방지 관련 전산·조직·인력은 물론이고 거래소가 취급하는 코인의 안전성, 거래소의 재무 안정성, 거래소 대주주까지 문제가 될 부분이 없는지 샅샅이 살필 예정이다.

더구나 은행 내부에서는 "수수료가 얼마나 된다고 굳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해 자금세탁 등 사고의 위험을 떠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만큼 현재 은행과 고객 실명계좌 확인을 통해 거래소를 운영하는 4개 거래소조차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컨설팅 거쳐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방법' 지침 배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시중은행들에 '자금세탁방지(AML) 위험평가 방법론 가이드라인(지침)'을 내려보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은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들에도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반드시 은행으로부터 고객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계좌를 받아 영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신청을 받으면, 해당 거래소의 위험도·안전성·사업모델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실명 입출금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당국이 필수적 평가요소, 절차 등 최소한의 지침도 주지 않아 은행연합회와 은행들은 최근 수 개월간 궁여지책으로 외부 컨설팅 용역까지 받아 결국 '가상자산 사업자 공통 평가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이 위험평가 방법론 지침은 ▲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여부 ▲ 특금법 의무 이행 위한 조직 내부 통제 체계·규정·인력의 적정성 ▲ 가상자산 사업자 대주주 인력 구성 ▲ 가상자산 사업자가 취급하는 자산(코인 등)의 안전성 ▲ 가상자산 사업자 재무적 안정성 등을 핵심 점검 사항으로 명시했다.

각 점검 사항에 대한 복수의 검증 방식도 담겨 있는데, 각 은행은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을 조합해 적용할 방침이다.



◇ 4대 거래소 계약 은행 내부서도 "위험한 실명계좌 발급 꼭 해줘야 하나"

검증 체계를 갖춘 은행들은 최대한 깐깐한 심사를 예고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실명계좌(실명 확인 입출금계정)를 가상자산 사업자에 발급해 준 뒤 해당 거래소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은행의 책임 소재 문제가 분명히 불거질 것"이라며 "따라서 해당 부서가 거래소에 매우 높은 수준의 체계 구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은행은 실명계좌 발급을 요청하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 고객확인(KYC) 매뉴얼·시스템 구축 ▲ 요주의 인물 필터링(색출) 시스템 ▲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방법론 작성 ▲ 의심거래 보고체계 구축 ▲ AML 점검 인원 확충 ▲ 전 직원 AML 교육 ▲ 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진의 AML 마인드 제고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0∼200개로 추산되는 군소 거래소뿐 아니라, 현재 NH농협은행·신한은행·케이뱅크와 실명계좌를 트고 영업하는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4대 거래소도 특금법 유예 기한인 9월 말까지 거래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현행 시스템만으로는 실사·검증 통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4대 거래소 가운데 한 곳과 실명계좌 거래 계약을 맺고 있는데, 재계약을 앞두고 해당 거래소에도 새로 접촉하는 거래소와 똑같이 지침에 맞춰 AML 관련 체계를 보완하라고 이미 요구했다"고 말했다.

4대 거래소 중 다른 한 곳과 거래 중인 B은행 관계자도 "자금세탁방지 담당 부서는 '수수료가 얼마 나오지도 않는데 논란이 될 일(가상화폐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을 왜 해줘야 하냐'고 반대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 계약 실무 부서에서는 '영업 차원에서 기존 거래처는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있어 총괄 기획 부서가 이견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4대 거래소 한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은행과의 재계약에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여론과 정책 기조가 계속 바뀌고 있으니 검증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다른 거래소들도 비슷한 상태에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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