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탈많은 '공무원 특공'…전면 실태조사 거쳐 제도개선해야

입력 2021-05-21 11:48  

[연합시론] 탈많은 '공무원 특공'…전면 실태조사 거쳐 제도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전 대상이 아닌데도 세종시에 171억 원짜리 신청사를 짓고 아파트 특별공급(특공)까지 받아 공분을 샀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사태에 이어 정책 취지에 어긋나거나 편법 의혹이 짙은 특공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가 기관이나 중앙 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전을 내켜 하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정착 편의를 제공하는 유인책으로 등장했던 공무원 특공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공이 로또로 불리며 공무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해 폐지 여론이 들끓는 만큼 세종시에서 특공 분양된 2만6천여 가구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여야 한다. 그래서 위법성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고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법적 허점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행정 부실과 위법 의혹을 여실히 드러낸 관평원 사태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전력 세종전력지사 및 대전중부건설본부 등의 특공 자격도 논란거리다. 대전에 있는 이들 기관은 기존 소재지에서 이전하는 세종청사까지 자동차로 20∼30분밖에 안 걸린다. 그런데도 세종청사로 옮기면서 특공 혜택을 누렸다. 특공의 정책 취지나 내 집 마련을 위해 분투하는 무주택 서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 특공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계약만 하면 앉은 자리에서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는다. 오는 8월까지 세종으로 청사를 옮기는 중기부 공무원에게는 내년 7월1일부터 5년간 특공 자격이 주어진다. 일산 등 서울 외곽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이 허다하다는 사실에 비춰 보면 대전에 그대로 있어도 업무 수행에 아무런 불편이 없을 중기부가 굳이 세종으로 청사를 이전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도 세종으로 청사를 옮기는 배경에 혹시라도 '로또 특공'을 받으려는 속셈이 깔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전 세종지사의 특공 사례는 더욱더 가관이다. 지금 세종시 구도심인 조치원읍에 있던 세종지사는 새로 지은 세종 통합청사로 이전했다. 통합청사는 한전이 세종과 대전지역 산하 기관의 사무소를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 마련한 청사다. 세종지사는 결국 근무지를 세종에서 같은 세종으로 옮겼는데도 구성원들에게 특공 자격이 주어진 셈이다. 세종시교육청 교육시설지원사업소 특공은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사례다. 시 교육청 특공 자격은 2019년 말로 끝났는데 교육청이 2019년 1월 이 사업소를 독립시키면서 사업소 구성원들의 특공 자격은 2024년 1월까지 연장됐다고 한다. 새만금개발청과 해경청은 청사가 세종시에 있다가 각각 군산과 인천으로 이전했는데 구성원들은 특공으로 받은 아파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봤다.

지금까지의 사례만으로도 특공의 허점은 충분히 드러났다. 정부는 김부겸 총리의 지시로 특공 아파트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논란이 이는 사례만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특공 아파트에 대한 전면적 실태 조사를 벌여 진상을 규명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기관의 세종 이전 초기 단계 때와는 상황도 많이 달라졌다. 특공이 로또급 특혜 논란으로 쟁점화한 것은 세종시의 집값이 지난 4년간 70% 이상 가파르게 오른 탓도 크다. 이런 상황 변화에 맞게 제도의 손질이 절실하다. 기관 이전의 혜택으로 주어지는 특공이 과도한 유인책으로 작용해 굳이 이전하지 않아도 될 기관들이 세종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면적 실태 조사를 통해 불법, 편법 사례를 밝혀내 응당한 조처를 하고 제도적 허점을 찾아내 보완하길 바란다. 근본적인 쇄신책을 강구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려 한다면 집값이 폭등해 분노 지수가 오른 무주택 서민들이 더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당국은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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