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외치는 미국, 군부대 '성소수자 깃발' 불허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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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05 14:54   수정 2021-06-05 15:19

다양성 외치는 미국, 군부대 '성소수자 깃발' 불허한 까닭은

다양성 외치는 미국, 군부대 '성소수자 깃발' 불허한 까닭은

인종차별 남부기 금지했다 무지개기에 '불똥'

작년 시행된 '허가된 깃발만 게양' 지침 고수 방침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국방부가 6월 '성 소수자의 달'을 맞아 군기지에 이들을 상징하는 무지개기(旗)를 게양하는 것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작년 인종차별 상징인 남부연합기를 퇴출하고자 만들어진 '무허가 깃발 게양금지 지침'이 반(反)차별의 상징인 무지개기에도 영향을 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때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국방부 산하 시설에 무지개기(프라이드기) 게양을 허용할 것인지 묻자 "국방부는 작년 7월부터 존재한 정책을 숙고 끝에 유지키로 했고 이번 달 무지개기도 예외로 두지 않기로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무지개기에 예외를 인정하면 다른 예외도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무지개기 게양 불허가 "성소수자와 (성소수자이면서) 국방부에서 일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는다"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군 시설에 허가된 깃발만 게양할 수 있다는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내렸다.

지침에는 국기를 비롯해 군 시설에 걸 수 있는 깃발이 나열돼있다.

이 지침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게 살해되면서 미전역에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 내려졌다.

이에 에스퍼 장관이 남부연합기를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 군 시설에 게양하는 것을 금지하고자 군 시설엔 아예 특정 깃발만 내걸 수 있는 지침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부연합 역사를 옹호하는 상황에서 에스퍼 장관이 남부연합기를 퇴출하는 지침을 내린 것은 일종의 '항명'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남부연합기 퇴출 지침에 무지개기도 영향받는다는 지적은 당시에도 나왔다.

이때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연합기 군 시설 게양금지는 너무 늦었고 다양성과 포용의 상징인 무지개기 금지는 완전히 잘못됐다"라면서 "국방부는 무지개기를 허용해야 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리하겠다"라고 밝혔다.

군 시설에 무지개기 게양을 허용하겠다는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보다 성소수자 친화정책을 더 펼쳐온 것은 맞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트럼프 행정부 방침을 뒤집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때 방침을 폐기하고 전 세계 재외공관에 무지개기 게양을 허용하기도 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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