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 경쟁 과열" 잇단 우려…K배터리 업체 해법은

입력 2021-06-06 09:17  

"배터리 시장 경쟁 과열" 잇단 우려…K배터리 업체 해법은
외국계 증권사들 "K배터리 가치 과도" 부정적 의견에 증시 출렁
"완성차 배터리 내재화 갈길 멀다" 반대 의견도…업계 "합작사 설립이 대안"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 전망 관련 서로 상반된 보고서가 연이어 등장해 관심을 끈다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경쟁이 과열되며 국내 배터리 기업의 가치가 과대 평가돼 있다는 부정적 의견이 있는가 하면, 신생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과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내재화에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 "배터리 경쟁과열, 몸값 과도" vs "내재화는 먼 얘기"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달 30일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한 장에 주가가 출렁거렸다.
모건스탠리가 "배터리 업계의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배터리 제조업체 간 경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삼성SDI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목표 주가를 57만원에서 55만원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전기차 시장은 10년간 연평균 20% 성장하겠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경쟁 심화로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이로 인해 삼성SDI는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주가가 61만5천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91% 하락하고 하루 새 시가총액이 1조7천억원 이상 증발했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이 늘고 있고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전통적인 배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가 더해져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모회사인 LG화학에는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적용해야 한다며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 주가도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크게 낮춘 보고서를 냈다.
국내 증권사들이 LG화학[051910]에 대해 여전히 '매수' 의견을 내고 주가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에 대해 일각에서는 "배터리 산업의 현실을 적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글로벌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B3는 최근 회원 대상 보고서에서 완성차 기업의 배터리 내재화 허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B3은 앞서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에 대해 "희망사항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며 기술적인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점을 갖게 하는 내용이 많다"고 적시했다.
폭스바겐이 3월 15일 첫 배터리 데이인 '파워 데이'에서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사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힌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표한 것이다.
당시 배터리 업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각형이 아닌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폭스바겐이라는 중요한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B3는 보고서에서 "(폭스바겐이)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을 각형으로 바꾸고, 내부 생산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폭스바겐이 단독으로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며 각형 채용을 선언한 것도 성급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배터리-완성차 합작사 설립이 해법…"JV 확대될 것"
전문가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생산이 확대되면서 핵심 엔진이나 다름없는 배터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럽이 배터리 부문의 '탈 아시아'를 선언한 데 이어 폭스바겐은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유럽의 스타트업 '노스볼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수직계열화를 통한 배터리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를 비롯해 GM, 포드, 현대자동차[005380], 도요타 등도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 있음을 공개해 배터리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B3의 보고서처럼 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나 신생업체의 기술 개발이 단기간내에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가 필요한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신생 기업이 개발에서부터 안정적인 양산 체계까지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기업을 인수해 자체 생산을 확대하더라도 전량의 배터리를 자체 조달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 인하를 위해 일부 자체 생산을 시도할 수 있지만 화재와 리콜, 기술개발 등 위험부담을 안고 100% 내재화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업계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합작사(JV) 설립이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서로 배터리 공장 설립 투자비 부담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포드는 최근 첫 배터리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연 24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가 필요하며 앞으로 배터리를 내재화하되 '멀티 배터리, 멀티 벤더(공급사)' 전략을 가져갈 것을 공개했다.
배터리 기술을 수직계열화하되, 차종에 최적화한 배터리를 다양한 공급사와 협업해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는 이에 따라 앞으로 완성차 업체와의 JV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각각 GM·포드와 미국내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이르면 금주중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서부자바 브카시에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총 11억달러를 투입해 1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 프로젝터로, 8월중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4분기에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은 50대 50이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할 예정이어서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한 설비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도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추가 합작사 설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와 합작사 설립은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며 "배터리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체 공장과 합작사 설립을 병행하며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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