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칭다오맥주의 변신…체급 달라진 '차이나비어'

입력 2021-06-08 07:33  

[차이나통통]칭다오맥주의 변신…체급 달라진 '차이나비어'
'칭다오 1903''京A' 등 잔당 9천여원 짜리 고급 맥주 확산
중국 맥주 시장 100조원 시대…한국 맥주 존재감 약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최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최대 한인 거주지 왕징(望京)에 칭다오(靑島) 고급 맥주 펍이 생겨 문전성시다.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칭다오 맥주. 그동안 이 맥주는 칭다오 계열의 일반 맥주와 춘성(純生), 생맥주 등 다양한 버전이 출시돼 중국 전역에서 하얼빈(哈爾濱) 맥주와 함께 중국 시장 점유율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전국 음식점과 대형마트, 주점에 공급하던 칭다오맥주가 자기 브랜드를 가진 맥주펍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종의 '차이나 비어'의 고급화다.

그렇다면 칭다오맥주는 어떻게 변신에 성공했을까.
'칭다오 1903'이란 이름의 펍으로 은색 인테리어에 내부에는 마치 유럽이나 베이징 핫플레이스 싼리툰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부엔 칭다오 맥주 통들이 투명한 원형 진열대에 전시돼있다. 칭다오 맥주 공장과 박물관에서 가져온 통도 보였다. 이 맥주 통은 칭다오 맥주의 전통과 역사가 유구함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칭다오 맥주는 독일 기술로 제조된 맥주다. 1898년 독일이 청나라에서 칭다오를 조계지로 받은 뒤 1903년 독일에서 설비를 들여와 맥주를 제조하기 시작한 게 바로 칭다오 맥주의 시초다. 역사가 100년을 넘었다.

새로 문을 연 칭다오 맥주 펍은 일반 칭다오 맥주, 필스너, 다크 라거, 인디아 페이 에일(IPA), 엑스트라 라이트를 포함해 밀 맥주, 과일맥주 등 구현 가능한 모든 계열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 또한 기존 맥주와 달리 1잔에 기본 50여원(한화 9천원) 정도로 비싸다.
또한 이런 다양한 맥주를 6잔을 묶어서 한꺼번에 마실 수 있는 세트까지 출시해 다중뎬핑(大衆点評) 등 중국 주요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맥주 특유의 노란색부터 과일 향의 빨간색, 묵직한 맛의 흑색까지 정갈하면서 고급스러운 맛이 고객들을 유혹하기 충분했다.

칭다오맥주 애호가라는 중국인 차오씨는 "그동안 칭다오까지 가서 다양한 맥주를 마셔봤지만 이렇게 고품질의 맥주를 먹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중국 맥주가 이제 최고급 시장으로 변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단지 칭다오 맥주뿐만이 아니다.
베이징에서 유행하는 '징(京)A' 맥주펍 또한 중국 맥주의 고급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수제 맥주 업체 '징(京)A'는 마치 베이징의 자동차 번호판을 연상케 한다. 자동차 번호판에는 해당 지역과 그 동네가 표시되기 때문이다.
싼리툰의 '징(京)A' 펍에서 만난 교민 김 모씨는 "징(京)A는 1996년 이전에 쓰이던 번호판으로 정부나 외국 대사관 차를 의미한다"면서 "그만큼 이 맥주가 고급임을 강조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안다"고 전했다.
펍 내부는 마치 미국 뉴욕의 맥줏집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서구식 인테리어가 돼 있다. 끊임없이 외국인, 특히 백인들이 줄을 지어 들어왔다. 유모차까지 끌고 오는 외국인 여성이 있을 정도다. 이미 내부는 외국인들로 꽉 차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앉아서 마실 수 없었다.

이 펍 또한 내부 복도로 들어가면 맥주 제조 시설을 볼 수 있도록 공개해놨다. 밀 맥주만 10여종, IPA 등 맥주 종류만 메뉴판 몇 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보통 4~6도 정도의 맥주로 도수와 풍미,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가격 또한 300㏄ 1잔당 50여원으로 비쌌다.
이 펍을 매주 찾는다는 영국인 줄리아씨는 "징A를 마실 때마다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맥주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면서 "여긴 맥주 천국이며 중국의 맥주 수준이 놀랍게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상하이(上海), 윈난(雲南) 등 중국의 거의 모든 성(省)과 도시, 시골에서도 고유의 향과 맛을 가진 고유 브랜드 맥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각 도시를 돌며 현지 맥주를 마시는 마니아 투어까지 있을 정도다.
청두(成都)의 수제 맥주 '윈파이(STEPPOE)' 맥주 또한 필스너, 밀맥주, 흑맥주로 명성을 떨치는 등 지역마다 고급 맥주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중국 맥주 시장 규모는 연간 100조원 정도 된다고 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맥주를 선호하고 중국 전통주인 바이주를 기피함에 따라 맥주 시장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한국 맥주의 위상은 어떨까.
현지 마트에서 한국 맥주를 찾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기다. 즉 그만큼 중국에서 한국 맥주는 존재감이 없다. 카스나 화이트 등 일부 베이징 내 한국 식당에서 유통되긴 하지만 그마저도 보기 힘들다. 교민 거주지인 왕징 내 한국 식당에서도 주로 중국 맥주를 마신다.
베이징의 한국 주류 도매상은 "한국 맥주를 중국으로 수입해 파는데 제약이 적지 않고 수익 또한 보장되지 않아 소주와 달리 거의 진출하지 못했다"면서 "중국인들 또한 한국 맥주는 너무 맛이 약하다고 하는 등 취향의 차이도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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