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신고 2％"…40억원짜리 日 코로나 앱 '무용지물'

"확진자 신고 2％"…40억원짜리 日 코로나 앱 '무용지물'
4개월간 통지 기능 '먹통'…올해 32억원 추가 계약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거액을 투입해 개발한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애플리케이션(앱)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접촉 이력을 통지하는 스마트폰 앱 '코코아'(COCOA)에 자신이 감염됐다는 정보를 등록한 이들은 2％ 수준에 불과하다고 도쿄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약 78만 명 중 코코아를 통해 확진 사실을 신고한 이들은 약 2.3％인 1만8천105명이었다.
코코아의 핵심 기능은 코로나19에 걸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접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확진자가 스스로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이뤄진다.
확진자가 감염 사실을 앱에 등록하지 않으면 밀접 접촉자에게 통지되지 않는 것이다.
개인 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접촉 정보를 익명화된 형태로 관리하도록 설계하고 확진자에게 신고 의무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극히 소수만 확진 사실을 등록해 실효성이 미미했던 셈이다.
앱을 개발·운용하는데 수십억원이 투입됐다.
후생노동성을 코코아 개발을 위해 작년에 도쿄에 본사를 둔 '퍼솔프로세스앤테크놀로지'라는 IT기업과 약 3억9천만엔(약 40억원) 상당의 수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이 업체는 수주 금액의 약 94％를 다른 기업에 위탁했고 위탁받은 기업이 이를 재위탁하는 등 업무 위탁이 반복되면서 책임 소재도 모호해진 상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금년도 코코아 운용을 위해 작년에 재위탁 기업이던 한 업체와 3억1천만엔(약 32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코코아는 통지하는 기능이 4개월 동안 작동하지 않은 채 방치된 사실이 올해 초 드러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코코아를 입국자들이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하는 등 방역 수단으로 꼽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에서 코코아를 다운로드하도록 요구했으나 외국어판은 영어와 중국어뿐이며 확진자가 신고하는 절차도 복잡해 활용도가 낮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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