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거리두기 위반…영국 보건장관에 거센 사임 압박

입력 2021-06-26 22:32   수정 2021-06-27 15:45

불륜·거리두기 위반…영국 보건장관에 거센 사임 압박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측근과 불륜 사진이 유출된 뒤 '내로남불' 비난과 함께 사퇴 위기에 몰렸다.
야당인 노동당 뿐 아니라 여당인 보수당에서도 공개적으로 행콕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이 등장했다고 더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던컨 베이커 의원은 지역 언론에 "고위직에 있으면 그에 걸맞게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데 행콕 장관은 여러 측면에서 미달했다"며 "이 행위를 어떤 형태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도 심상치 않다. 유고브 설문조사에서는 행콕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답변이 49%로 계속 있어야 한다는 답변(25%)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행콕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존슨 총리는 전날 대변인을 통해서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본다"며 행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민심 악화를 막지 못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행콕(42) 장관이 지난달 6일 오후 런던 보건부 청사에서 측근 지나(43) 콜러댄젤로와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해 전날 보도했다.
행콕 장관은 옥스퍼드대 라디오 방송국 시절부터 친구인 콜러댄젤로를 작년 9월 보건부에 조언하는 비상임이사에 임명했다. 둘은 모두 결혼했으며 자녀가 3명씩 있다.
행콕 장관은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것을 인정한다.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사진 한 장은 여러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있지만 코로나19 방역 일선에 있는 보건 장관이라는 점에서 거리두기 규정 위반이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17일 규제 완화 이후에나 식구가 아닌 사람과 포옹할 수 있게 했고 당시 언론에는 요양원에 사는 부모나 따로 사는 손자녀를 모처럼 안아보는 사진이 나왔다.

코로나19 유가족 단체 관계자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행콕 장관이 봉쇄나 새로운 규제를 발표한다면 누가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 말을 듣겠나"라고 말했다.
행콕 장관 자신도 지난해 정부에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조언해 온 임페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가 자신의 집에 애인을 부른 사실이 밝혀져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을 때 옳은 결정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말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의 '내로남불' 사건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시 정부 실세였던 커밍스 보좌관은 코로나19 봉쇄령을 위반하고 런던에서 무려 400km 떨어진 더럼에 있는 부모 농장으로 이동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다.
더 선은 행콕 장관과 콜러댄젤로가 지난달 하순 한 식당에서 단 둘이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이날 후속 보도했다.
제보자는 "이들은 이번주에도 그 식당에 갔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려면 멀었는데 행콕 장관은 내연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행콕 장관이 이번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부실대응으로 입지가 흔들렸으나 올해 백신 정책 성공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다가 커밍스 전 보좌관이 최근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잇따라 폭로하면서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행콕 장관이 모르는 상태에서 집무실에 CCTV가 설치돼있었으며, 장관이 집무실에서 이렇게 사진이 찍힌 것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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