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 12명 사망…중국 누리꾼 "폭우에 운행하다 참변"

입력 2021-07-21 18:14   수정 2021-07-21 18:16

퇴근길 지하철 12명 사망…중국 누리꾼 "폭우에 운행하다 참변"
무리한 운행 지적 나와…책임자 처벌 요구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의 성도 정저우(鄭州).
인구는 1천200만명이며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공장이 있는 곳으로도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4∼5시 1시간 동안에만 평균 201.9㎜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중국에서 섬을 제외한 지역의 시간당 역대 최대 강우량이다.
유례 없는 물폭탄이 쏟아지자 퇴근 시간대 정저우 5호선 지하철에는 빗물이 넘쳐 흘러들어왔다.
오후 6시께 지하철이 갑자기 멈추자 안에 있던 승객들은 꼼짝없이 갇혔다. 승객들은 처음에는 다들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나 물이 좌석 높이까지 차오르자 긴장하기 시작했다고 리(李)모씨는 21일 다샹(大象)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많은 이들은 산소 부족에 시달렸으며 혼절하는 임산부도 있었다. 승객들은 불안에 떨며 스마트폰으로 현장 동영상을 찍어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온라인에는 어깨까지 물이 찬 동영상이 올라왔다.
지하철 안에 갇힌 아내를 구하러 현장에 뛰어갔던 허(何)모씨는 남방주말 인터뷰에서 "승객들이 6시부터 갇혀있다가 9시 넘어서야 나왔다"면서 "산소 부족으로 대부분 구토와 두통 증세가 있었으며 정신을 잃고 물속에 쓰러져 질식한 사람도 있어 처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을 업고 나왔다면서 "처음에는 산소 부족으로 의식이 없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미 죽어있었다"고 전했다.
지하철에 고립됐던 승객 500여명은 대부분 구조됐지만 12명은 결국 숨졌다.
이를 놓고 지하철 운행 중단 조치가 너무 늦어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정저우시 지하철 관계자는 "지하철의 대응 시스템은 그리 빠르지 않다. 폭우 상황에서 운행 중단 기제가 있지만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행 중단은 사회적 사건이므로 지하철 운영사도 결정권이 없으며 상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하철 관계자는 구조요원이 너무 적었다고 전했다.
한 누리꾼은 전날 오후 정저우의 홍수 상황이 무서울 정도였는데도 지하철이 아무렇지도 않게 운영했다면서 관련 부문의 판단과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저우시는 19일 저녁부터 20일까지 홍수 경보의 최고 수준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면서 "휴교·휴업 조치가 내려지고 적색경보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었다면 어제 같은 처참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많은 온라인 이용자는 전날의 참사에 책임있는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베이징사범대 위궈밍은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허난성의 홍수 대비와 구조 조치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계정 일시 중단 조치를 당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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