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례적 대사 공백 속 中 강경파 친강 주미대사 부임 임박설(종합)

입력 2021-07-28 11:47   수정 2021-07-28 12:21

미중 이례적 대사 공백 속 中 강경파 친강 주미대사 부임 임박설(종합)
홍콩매체 "톈진 회담 후 워싱턴행 긍정적 신호…미국, 중국에 선의 표시할수도"


(베이징·홍콩=연합뉴스) 한종구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이례적인 대사 공백 속 신임 미국 주재 중국 대사로 친강(秦剛·55) 외교부 부부장의 부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견제에 맞서 대미 공세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28일 현재까지 추이톈카이(崔天凱·69) 주미 중국대사의 후임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친 부부장이 워싱턴으로 출국한다고 보도했다.
중화권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친 부부장은 30년 이상 외교부에서 일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대변인을 거쳐 최근까지 유럽 문제를 관할했다.
미국 문제에 대한 직접 경험은 없지만, 온건파로 분류되는 추이 대사와 달리 강경파 이미지가 강한 점이 특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기조가 정교해지는 등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이 친 부부장 부임을 계기로 외교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친 부부장이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로 불리는 중국 젊은 세대 외교관들의 스타일을 대변한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외교부 대변인 출신으로 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다.
미국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윤 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최근 SCMP와의 인터뷰에서 친 부부장이 대변인 시절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그러한 스타일이 유지된다면 이는 현재 늑대전사 외교와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친 부부장의 대사 부임 여부를 묻는 말에 "관심에 고맙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관련 소식을 발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콩 명보는 이날 논평에서 "톈진(天津) 고위급 회담 다음날 친 부부장이 미국으로 떠난 것에 주목할 만하다"면서 "이는 중국이 더 이상 중미 관계를 신경쓰지 않고 중미 관계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신호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25~26일 톈진에서 중국 외교부의 왕이(王毅) 부장, 셰펑(謝鋒) 부부장과 잇달아 면담하고 귀국한 다음날 신임 주미 대사로 알려진 친 부부장이 상하이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반년 넘게 공석이고 아직 후임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추이톈카이(崔天凱)가 귀국한 지 한달이 되면서 미중 모두 상대국에 대사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중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42년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명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의 자리가 공석이 된 지 한달 밖에 안 된 상황이라 중국이 미국에 불만을 표출하길 원하거나 미국과의 디커플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차기 주중 대사를 임명하거나 차기 주중 대사가 베이징에 도착할 때까지 친 부부장을 워싱턴으로 보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친 부부장이 서둘러 미국으로 떠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친 부부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왕이 부장과 셰펑 부부장은 친강 임명 배경에 대해 셔먼 부장관에 뭐라고 설명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명보는 또한 톈진 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요구·관심사안을 담은 두가지 목록과 세가지 레드라인을 제시했다며 미국에 강하게 나간 것을 강조하고, 중국 인터넷에는 '중국이 디커플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실상은 미국이 어느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제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 역시 중국이 미국에 제시한 목록의 일부는 미국의 양보를 어렵지 않게 얻어낼 수 있는 것들로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좀더 실용적인 접근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에 요구한 개선사항 목록에는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제한 철폐, 중국 관리와 지도자, 기관에 대한 제재 해제, 공자학원과 중국 기업에 대한 탄압 중단, 중국 매체를 '외국 대리인'·'외국 사절단'으로 등록하는 결정 취소,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미국 송환 요구 중단 등이 담겼다.
또 중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중점사안 목록에는 미국에 있는 중국 국민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중국 대사관·영사관에 대한 괴롭힘, 반(反)아시아 감정과 반중 감정의 부상, 중국인에 대한 폭력 등에 대한 조속한 해결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요구에 셔먼 부장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은 양국이 전략적 이슈와 원칙에서는 양보할 여지가 많지 않지만 선의를 표할 수 있는 특정 이슈들이 있다며 "최소한 중국이 제시한 요구사항 중 일부에서 우리는 양보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3월)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은 가식적인 측면이 강했으나, 이번 톈진 회담은 일부 이슈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감이 이미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해양대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낙관적으로 말하자면 양국은 비자 제한 완화 등 좀더 작고 좀더 실용적인 문제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서도 "비관적으로 말하면 양국이 그러한 문제에서조차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더 큰 갈등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에서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드류 톰슨은 중국이 반대급부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미국에 정책 변경을 요구했다고 지적하면서 "양보나 협력에 대한 가능성 없이 미국의 주요 목표는 중국의 입장을 심도있게 이해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오판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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