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63% 미스터리 질환 덮친 영국…고양이 떼죽음에 곡소리

입력 2021-08-06 18:03   수정 2021-08-06 18:08

치사율 63% 미스터리 질환 덮친 영국…고양이 떼죽음에 곡소리
2개월간 528마리에 발병해 335마리 죽어
특정 사료가 원인일 가능성 제기돼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 슬픔에 빠져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국에서 고양이들 사이에 희귀한 질환이 번지며 수백마리가 죽고 있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왕립수의대학(RVC)은 최근 528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범혈구감소증이 발병했으며 그중 63%에 달하는 335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고양이 범혈구감소증이란 혈액 속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해 목숨을 앗아가는 희소질환이다.
RVC는 이런 수치가 일부 수의사들의 신고를 통해서만 확인한 결과여서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질환은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리콜을 단행한 사료업체의 제품이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심코 먹인 사료가 반려묘의 죽음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9년간 가족처럼 살았다는 고양이 프레이자를 질병으로 잃은 스티븐 배럿은 "이번 사태는 완전한 악몽"이라면서 "가족을 잃은 기분이라 계속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업체의 사료를 먹인 뒤 발병이 시작됐다고 주장하며 고양이에게 해당 사료를 줬던 행위를 자책했다.
그는 리콜 조치로 더 이상 같은 사료를 주문할 수 없게 된 후에야 집단 발병 사태를 파악했으나 이후 병원에 데려가는 등 무슨 수를 써도 프레이자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8개월 된 반려묘 데이브를 떠나보낸 나탈리에 미첼은 "그는 달리고 침대로 점프하는 아주 활동적이고 행복한 고양이였는데 어느날 침대 위에 힘없이 누워 있었다"면서 "병원에 갔지만 수의사가 처음 다뤄보는 질환이라 잘 대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브의 병이 악화해 다른 병원에도 가봤지만 호흡을 제대로 못하고 피를 흘려서 안락사 결정을 했다"면서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친절한 조치였다"고 슬퍼했다.
영국 식품안전청(FSA)은 폴드 힐 푸드사 등 사료제조업체들과 문제의 제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일부 사료 샘플에서 무색무취의 곰팡이 독인 미코톡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코톡신이 해당 질환을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미코톡신은 곡물, 채소에도 생길 수 있고, 시리얼이나 건조식품 등에서도 발견된다고 RVC는 설명했다.
FSA 역시 미코톡신이 집단 발병의 직접적 원인인지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폴드 힐 푸드사 측은 "FSA가 밝힌 바와 같이 사료 제품이 고양이 범혈구감소증을 유발했다는 명시적 증거가 없다"면서도 조사에 충실히 협조할 뜻을 밝혔다.
이어 "우리 역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로, 이 사태가 얼마나 화가 나는 상황인지 이해하고 있다"면서 "영국에서 이 병에 걸린 고양이 수가 늘었는지 이유를 긴급히 규명해야 할 필요성에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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