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민간인 학살 의혹 부인…"국제기구 공정한 조사" 제안

입력 2021-08-12 12:35   수정 2021-08-12 12:56

탈레반, 민간인 학살 의혹 부인…"국제기구 공정한 조사" 제안
미국 "탈레반 잔학 행위 증거 있다" 반박
탈레반, 1996∼2001년 통치기에도 엄격하게 사회 통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 중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자신들과 연루된 민간인 학살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1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부군을 상대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겨냥하거나 살해하지 않았다며 "정밀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인의 죽음은 자신들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군이나 외국군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UN),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으로 구성된 팀이 최근 사태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벌이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주장은 최근 탈레반의 공세 강화 속에 아프간 민간인이 많이 희생됐다는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나왔다. 유엔은 지난 한 달 동안 민간인 1천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고,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지난 1일 이후 4천여명의 민간인 부상자가 보건 시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의 주장에 대해 미국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의 잔학행위와 관련한 이미지, 증거, 설득력 있는 자료가 있다며 "계속 생겨나는 영상을 통해 우리의 눈으로 이를 직접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하면서 공세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6일 남서부 님로즈주 주도(州都) 자란지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9곳을 장악했다.
탈레반의 점령지가 워낙 빠르게 늘어나자 미국 행정부 당국자 사이에서 수도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기도 했다.
한 당국자는 전날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군이 지금은 90일 이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당국자는 한 달 내에 이 일이 생길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현지어로 '종교적인 학생', '이슬람의 신학생' 등을 뜻하는 탈레반은 1994년 남부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시작된 탈레반 운동을 모태로 결성됐다.
아프간 최대 종족 파슈툰족(42%, 약 1천500만명)이 세력의 중심이다. 아프간은 파슈툰족 외 타지크(27%), 하자라(9%), 우즈벡(9%) 등 여러 종족으로 이뤄졌다.
남부에서 세력을 넓혀간 탈레반은 이슬람 이상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슬람 경전을 급진적으로 해석한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군사 지원 속에 급속히 힘을 키워나갔다. 파슈툰족은 파키스탄에도 4천300만명이나 살고 있고 파키스탄의 파슈툰족은 탈레반 동력의 중요한 원천이기도 했다.
탈레반은 1996년 무슬림 반군조직 무자헤딘 연합체로 구성된 라바니 정부까지 무너뜨렸다.
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은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벌도 허용됐다.
특히 여성은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고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까지 착용해야 했다.
아프간 전 영토의 90% 이상을 장악했던 탈레반 정권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이후 정부군 등과 20년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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