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함락' 美 정치공방 격화…"책임져야" vs "임무 성공적"

입력 2021-08-16 05:54  

'아프간 함락' 美 정치공방 격화…"책임져야" vs "임무 성공적"
공화 "사이공의 순간, 동맹에 우려 메시지"…일각선 바이든·트럼프 싸잡아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정치권이 미군 철수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조기 함락되자 격한 공방에 휩싸였다.
야당인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오판으로 참사가 빚어졌다며 책임론을 제기했고, 정부는 아프간 임무가 성공했다며 방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15일(현지시간) CBS에 출연, "미 대사관이 대피하는 것을 보니 매우 끔찍하다"며 바이든 정부를 맹비난했다.
스칼리스 의원은 "이것은 바이든의 사이공 순간"이라며 "바이든은 사이공처럼 헬기를 통한 대사관 대피를 못 볼 것이라 했지만 우린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미 대사관 철수 상황을 미국의 치욕으로 불리는 베트남전 패망 당시 헬기를 통한 최후의 탈출 작전에 빗대 공격한 것이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컬 의원은 CNN에 나와 "그들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은 탈레반의 힘을 완전히 과소평가했다"며 미군 철수와 그에 이은 탈레반의 카불 점령 사태에 바이든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의 아프간 미군 철수 합의를 바이든이 이행했다는 것이다.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바이든 참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며 그들을 평화의 파트너라고 주장한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했고, 바이든이 아프간을 포기하면서 미국의 굴복으로 끝을 맺었다"고 말했다.
벤 세스 상원의원은 아프간 함락은 아프간 전쟁에서 의도적으로 지려고 결정한 두 정권의 외교 정책이 빚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재임 당시인 작년 2월 아프간 미군을 올해 5월 1일까지 철수하기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고, 바이든은 이를 이어받아 취임 석 달 만인 지난 4월 그 시기를 늦춰 올해 9월 11일 전에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공화당의 거센 공격 속에 바이든 정부 외교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철군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그는 이날 미 방송에 출연해 아프간 대피 작전을 사이공에 비유한 것을 두고 "여긴 사이공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아프간전 발발 단초인 9·11 테러 세력을 법정에 세우고 테러 세력이 아프간에서 미국을 공격 못 하게 하는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안보팀으로부터 아프간 함락 상황을 보고 받았지만, 관련 언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다른 나라의 내정에 미국의 끝없는 주둔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아프간 정부군이 자신의 나라를 지킬 수 없다면 미군이 1년이나 5년을 더 주둔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정부는 특히 아프간 미군 철수를 전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간전 종료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측과 벌인 철군 협정에 얽매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철군 결정을 취소했다면 탈레반과 다시 전쟁했을 것이며 수만 명의 미군을 다시 급파해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직후 트럼프의 탈레반 협상안을 이어받았다며 "협상은 2001년 이래 탈레반을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위치에 뒀고, 트럼프는 퇴임 직전 미군을 2천500명만 아프간에 남겨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철군은 결국 바이든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은 전 세계 동맹에 우려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철군은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철군을 발표했을 때 명확한 계획이 없었다고 비난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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