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도전 '아베 동지' 다카이치 "전자파로 적기지 무력화"

입력 2021-09-11 11:03  

日총리 도전 '아베 동지' 다카이치 "전자파로 적기지 무력화"
방위비 현재 2배 수준 거론…위안부 문제 부정하는 모임 가담
야스쿠니 반복 참배·우익 4단체에 이름…유권자 지지도는 낮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은 적 기지 공격 능력이나 방위비 증액 등 일본의 군비 강화 주장하고 있다.
유권자 지지도는 낮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된 다카이치는 아베가 이루지 못한 안보 현안에 의욕을 드러내는 양상이다.
역사 인식에서는 극우 색채를 진하게 드러내고 있다.
11일 교도통신의 보도를 보면 다카이치는 탄도미사일을 상대 국가의 영역 내에서 저지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해 "적 기지를 일각(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빨리 무력화하는 편이 이긴다.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전자파(電磁波)나 위성 같은 것"이라고 전날 민영방송 TV 아사히(朝日)에 출연해 말했다.
그는 일본이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니라 "저쪽으로부터 발사 징후가 보인 경우"에 이런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강한 전자파 등 여러 방법으로 우선 상대의 기지를 무력화한다. 한발 늦으면 일본은 비참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 보류한 적 기지 공격 능력 논의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기자들에게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방위비를 대폭 증액할 필요하다는 견해를 함께 표명했다.
다카이치는 "구미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과 견줘 생각한다면 대략 10조엔(약 106조원)이 된다"면서 일본의 방위비가 "여러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 적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돈을 들이지 않으면 일본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금액은 내년도 일본 방위 예산 목표치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일본 방위성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방위비로 5조4천797억엔(약 58조원)을 최근 요구했다.



아베의 지원을 받는 다카이치는 보수·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패전일(8월 15일)이나 봄·가을 예대제(例大祭·제사) 때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반복해 참배해 온 다카이치는 자신이 일본 총리가 되더라도 변함없이 참배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달 29일 투표가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주자 3명 가운데 다카이치는 아베와 이념적 성향이 가장 유사한 인물로 분류된다.
1993년 7월 총선에서 처음 당선돼 아베와 국회 입문 동기인 다카이치는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신도정치연맹(신정련) 국회의원 간담회,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창생 '일본' 등 대표적인 4개 우익단체에 모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일본 학교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내용에 불만을 품은 아베는 2선 의원 시절인 1997년 '일본의 전도(前途)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을 만들고 사무국장을 맡았는데 다카이치도 이 모임에 참가한 아베의 '동지'였다.



다카이치는 2006년 9월 아베가 처음 일본 총리가 된 직후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특명)으로 발탁됐고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직후에는 자민당 3역 중 하나인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으로 기용됐다.
이후 아베 정권에서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겨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다.
사상적 동질감이 아베가 다카이치를 중용한 일련의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다카이치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는 출마를 선언한 3명 중 가장 저조하다.
일본 최대 종합일간지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이달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로 다카이치는 꼽은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출마를 선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 개혁 담당상이 23%로 1위였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1%로 뒤를 이었다.
3위는 출마를 공식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12%), 4위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1%), 5위는 아베(5%)였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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