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복판 남북한 야생화 정원, 내년 튀링겐주로 옮겨 정착

입력 2021-09-14 14:33  

베를린 한복판 남북한 야생화 정원, 내년 튀링겐주로 옮겨 정착
2019년 5월 백두대간 재현해 만든 정원…남북 야생화 등 40여종 심어
이전 앞서 독일 현대미술 거장 기리는 백남준의 굿 퍼포먼스 등 상영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의 수도 베를린 한복판에 남북한의 야생화를 심은 정원이 내년 3월에 튀링겐주 주도 에르푸르트로 영구 이전한다.
베를린에 기반을 둔 예술기획사 금아트프로젝트는 독일 통일 전 동서독을 가르는 장벽이 지나갔던 쿨투어포룸 성 마테우스 교회 앞 광장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제3의 자연'전이 내년 3월에 에르푸르트의 페터스베르크 요새로 자리를 옮긴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Das dritte Land: 제3의 자연'전은 2019년 5월 한반도와 8천km 떨어진 베를린에 백두대간을 재현해 만든 남북한 야생화 정원이다.
돌과 흙을 이용해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한 백두대간 주변에 베를린 보타니셰가르텐·국립 백두대간 수목원과 공동으로 선별한 남북의 대표적 야생화와 풀, 나무 등 40여종을 심었다.
두 작가는 진경산수화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아 기암괴석 사이로는 안개가 낀 모습을 연출했다.
'제3의 자연'전은 내년에 독일 통일의 날 행사를 주최하는 튀링겐주 에르푸르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페터스베르크 요새 인근으로 옮겨진다.
김금화 큐레이터는 "전시공간 쿤스트할레 에르푸르트 주도로 현지 조경공학 전문가들과 협력해 영구 이전하는 정원에 심을 남북한의 식물 목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지에서 북한과 지속가능한 접촉경로를 만들어 정원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 이전에 앞서 금아트프로젝트는 '새로운 치유의 의식'을 주제로 치유의 의식이 어떻게 상징적 행위로 맥락화하고,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여러 문화에서 내적 치유의 촉매로 활용되는지 묻는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 상영회를 마지막으로 진행했다.



먼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1921∼1986)에 관한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성 마테우스 교회에서는 12일(현지시간) 오랜 친구인 보이스를 기리는 한국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의 1990년 굿 퍼포먼스 '늑대의 걸음으로(A Pas de Loup)' 영상이 처음 상영됐다.
일생을 두고 치유의 개념을 고민했던 보이스는 백남준과 무명 시절부터 우정을 쌓았고 1960년대 초반 퍼포먼스 중심의 국제적 전위예술 운동인 플럭서스 활동을 함께했다.
두 예술가는 함께 굿 퍼포먼스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보이스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4년 뒤 백남준 혼자 보이스를 기리는 굿 퍼포먼스를 벌이며 약속을 지켰다.



이어 노부타카 쇼무라와 레티시아 타구치가 베를린을 무대로 활동 중인 홍콩 출신 예술가 아이작 청웨이의 퍼포먼스 피에타를 선보였다.
교회 앞 남북한 야생화 정원에서는 이후 치유의 의식과 힐링이 젊은 세대 예술가들에게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보여주는 사라 세진장의 '4개월, 4백만광년'과 호르니 허니듀 킴의 '내가 조금 더 설렐 수 있게' 등의 비디오 아트 작품이 상영됐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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