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성노동자, 코로나로 옮겨간 온라인서 디지털 학대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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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8 03:21  

아프리카 성노동자, 코로나로 옮겨간 온라인서 디지털 학대받아

아프리카 성노동자, 코로나로 옮겨간 온라인서 디지털 학대받아

"고객들, 동의없이 노골적인 콘텐츠 유포…피해자는 신고 꺼려"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줄면서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바꾼 아프리카 성 노동자들이 영상 유출 등 디지털 학대에 직면했다고 영국 자선단체 톰슨 로이터 재단이 27일(현지시간) 특별기사에서 밝혔다.

케냐의 성 노동자 엘리자베스 오티에노(가명)는 휴대전화에서 새로운 문자 알림이 울릴 때마다 몸서리를 친다.

휴대전화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오티에노가 온라인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생명선이 됐지만, 한 고객이 비밀리에 가상 성행위 장면을 녹화하여 인터넷에 유출하고 나서 이제 휴대전화 알림이 올 때마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린다.

두 아이를 둔 45세의 오티에노는 수도 나이로비에서 "영상이 얼마나 많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채팅방에 공유됐는지 모르겠다. 동영상 첫 유출 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티에노는 "나는 항상 부끄러운 심정으로 불안에 떤다. 남편이 나를 떠났고 심지어 가족도 나에게 더는 말을 걸지 않는다. 나는 온라인이 돈을 버는 안전하고 비밀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상섹스는 내 인생을 망쳤다"며 후회했다.

아프리카의 성 노동자 단체는 고객이 동의 없이 성적으로 노골적인 자료를 온라인에 게시해 피해자가 된 회원들의 불만이 최근 급증했다고 밝혔다.

최근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우간다에서 남부 짐바브웨, 서부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록다운 및 통행금지와 같은 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성 노동자들은 술집, 매춘 업소, 마사지 업소에서 웹사이트, 앱, 화상 통화 등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엄청난 위험을 수반하며, 성 노동자들은 협박과 착취에 취약한 실정이라고 아프리카 성 노동자연합(ASWA)의 코디네이터 그레이스 카마우가 전했다.

카마우는 "아프리카의 성 노동자들은 업소에 나가 일할 때는 고객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동료들에게 자신의 움직임을 알리고 수시로 연락을 취하게 하는 등 예방 조치에 대해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가상 세계는 그들에게 전혀 새로운 공간이다. 그들은 위험을 파악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성 노동자들이 디지털 보안 및 데이터 보호에 대해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소개했다.

아프리카 34개국의 성 노동자들로 구성된, 130개 이상의 네트워크 연합체인 ASWA는 대부분의 성 노동자가 수치심을 느끼거나 오히려 자신들이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해 경찰에 신고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카마우는 디지털 학대로 인해 많은 성 노동자가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고립돼 트라우마, 우울증,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자유롭고 개방된 웹 사용을 촉진하는 비영리단체인 미국의 웹 파운데이션이 작년에 실시한 글로벌 여론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도 소녀와 젊은 여성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학대를 경험했다.

사생활 보호단체와 여성 인권 옹호자들은 팬데믹이 오히려 위협을 증가시켰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위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기반 성적 학대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 회사인 카스페르스키의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누드 및 노골적인 자료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거의 4분의 1이 직접 만난 적이 없는 사람과 콘텐츠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케냐의 성 노동자인 릴리안 기타우(30)는 데이트 앱 '틴더'에서 만난 고객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기타우는 "고객이 게시물을 삭제하려면 3천 실링(3만3천 원)을 송금하라고 요구했다"면서 "그에게 돈을 보냈고 그는 비디오를 삭제했지만, 영상이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일반인들은 디지털 법률과 규정에 대해 잘 모르고 법규를 자신에게 이롭게 사용할 줄 모른다는 디지털 권리 증진단체 CIPESA의 줄리엣 난푸카는 "온라인에 남아있는 이미지는 기술적으로 삭제가 가능한데도 많은 사람이 신고 방법을 알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난푸카는 "때때로 (이미지는) 삭제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삭제되었더라도, 이미 널리 퍼져 개인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본 뒤"라고 안타까워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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