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양대정당 낮은 득표율…연정구성 협상 난항 예고

입력 2021-09-30 10:11  

독일 양대정당 낮은 득표율…연정구성 협상 난항 예고
사민당 '신호등', 기민당 '자메이카' 연정 경쟁…대연정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다당제와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독일의 역대 연방하원 총선에서는 어느 한 정당이 단독 집권한 일이 없다. 1949년 제헌의회 이후 지난 26일 실시된 20대 총선까지 예외 없이 선거 이후 연정 구성 협상이 벌어졌다.
2005년 총선 이후 계속 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4번의 총선 이후 모두 복잡다단한 연정 협상을 통해 새 내각을 구성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양대 정당인 사회민주당(SPD)과 기민당 모두 20% 대의 저조한 득표율을 보여 그 어느 때보다 연정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메르켈 총리가 퇴진을 선언한 이후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연정 협상 과정에서 양당 총리 후보가 메르켈과 같은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총선에서 박빙의 승리를 거둔 직후 유권자들로부터 연립정부 구성을 위임받았다며 16년 만에 정권교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도 연정 구성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민당은 우선 같은 좌파 성향을 가진 녹색당과의 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숄츠 총리 후보는 총선 이전부터 녹색당과 연정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바 있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확대 재정 지지, 증세, 공공투자 확대 등 주요 이슈에서 비슷한 입장을 보여 이들 두 정당 간 협상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수 우파인 자유민주당(FDP)을 끌어들여 사민당(적)-녹색당(녹)-자민당(황)의 '신호등 연정'을 완성하려면 작지 않은 이념과 정책 차이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과 자민당은 최저임금 인상안과 조세 정책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민-기사당 연합(흑)도 녹색당과 자민당을 끌어들이면 자메이카 국기색인 흑-녹-황의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자민당은 여러 차례 기민-기사당 연합과 연정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09년 총선 이후 기민-기사당 연합과 보수 연정을 구성한 바 있다.
보수 연합이 녹색당을 붙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책적 양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의 환경 정책과 경제 정책을 기민-기사당 연합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녹색당이 좌파를 벗어나 보수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1당인 사민당과 3당인 녹색당이 합의하면 여기에 자민당이 참여하는 신호등 연정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숄츠 총리 후보의 지도력이 자민당을 설복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연정 정부가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사민당의 숄츠 후보는 메르켈 총리 내각에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대연정 정부를 함께 이끌기도 했다.
독일 정치에서 대연정은 그리 흔한 정부 형태는 아니었으나 메르켈 총리 집권 이후 여러 번 실현됐다. 1965년 총선에서 기민-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이 연정을 구성했으나 이듬해인 1966년 10월 자민당이 연정에서 탈퇴하고 그해 11월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의 대연정이 사상 처음으로 출범했다.
이후 한참 동안 대연정은 자취를 감추다가 2005년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처음 집권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4번의 총선을 치르면서 2009년 총선 이후에만 자민당과 보수 연정을 구성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연정에 합의했다.
2000년대 이후 독일 정치에서 대연정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군소 정당을 끌어들여 불안한 형태의 연정을 구성하기보다는 양대 정당이 안정적으로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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