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향수' 러시아에서 100년 만에 왕실 후손 결혼식

입력 2021-10-02 16:49   수정 2021-10-03 15:07

'제국의 향수' 러시아에서 100년 만에 왕실 후손 결혼식
게오르기 미하일로비치 대공 부부…유럽 전역서 1천500명 참석
외신 "옛 러시아 제국 기억 일깨워"…크렘린궁 "축하계획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러시아에서 100년 만에 호화로운 '왕실' 결혼식이 열렸다.
외신은 이번 결혼식을 두고 옛 러시아 제국에 얽힌 복합적인 기억을 일깨우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의 후손인 게오르기 미하일로비치(40) 로마노프 대공은 1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이사크 대성당에서 이탈리아인 약혼녀인 빅토리아 로마노브나 베타리니(39)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행사에는 유럽 전역에서 온 귀족과 고위 인사 등 약 1천50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신랑의 어머니이자 자신을 스스로 황실 왕위 계승자라고 칭하는 마리야 블라디미로브나도 있었다.
신랑의 아버지는 독일의 마지막 황제이자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빌헬름 2세의 증손자이다.
이날 신부가 입은 의상에는 제정 러시아 문장이 금으로 수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하일로비치 대공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 이유는 그의 가족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적 유대관계 때문이라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역사이자 로마노프 왕조의 역사이다"고 말했다.
또 이들 부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 수개월 지난 시점에서 이번 결혼식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러시아의 현재 모습을 많은 외국 손님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613~1917년 로마노프 왕조가 통치할 당시에 건설됐다.
성 이사크 대성당은 옛 황실 맞은편에 있는 가장 웅장한 건물들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다.
반면 로마노프 왕조의 러시아 통치가 끝난 것 또한 1917년 이 도시에서 일어난 혁명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는 혁명 후 인근 알렉산더르 궁전에 감금됐다.
또 훗날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그의 아내와 어린 5명의 자녀와 함께 총에 맞아 숨졌다.
그러나 모든 러시아 관리들이 이번 결혼식을 환영한 것은 아니다.
WP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날 러시아 정부가 이들 부부를 축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종 자신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의 위대한 역사를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로마노프 왕조의 유산은 여전히 러시아 내에서 논란이 많다고 전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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