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200㎞ 내륙 민물 맹그로브 숲 고대 해수면 상승 '증언'

입력 2021-10-05 10:44  

멕시코 200㎞ 내륙 민물 맹그로브 숲 고대 해수면 상승 '증언'
12만년 전 마지막 간빙기 해수면 상승 때 군락 형성해 유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깊은 내륙에 형성된 맹그로브 숲이 약 12만년 전 지구가 뜨거웠던 시기의 해수면 상승을 적나라하게 증언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맹그로브는 열대나 아열대 지역의 갯벌이나 하구의 소금기 있는 짠물에서 자라는 데, 타바스코 지역의 산 페드로 마티르 강가에 형성된 이 맹그로브 숲은 바닷가에서 무려 200㎞나 떨어진 민물에서 자라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UC 샌디에이고)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연구진은 이 맹그로브 숲이 마지막 간빙기인 약 12만5천년 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다에서 옮겨왔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마지막 간빙기에는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극지를 덮은 얼음이 모두 녹아내려 해수면이 현재보다 아주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숲의 레드 맹그로브(Rhizophora mangle) 종에 대한 유전자 분석과 해수면 모델링, 지질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맹그로브가 멕시코만 해안가에서 이주해온 뒤 해수면이 낮아진 뒤에도 10만년 이상 현재 위치에서 군락을 이어온 것을 밝혀냈다.
레드 맹그로브 이외에 100종 가까운 작은 생물 종도 바다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암석과 퇴적물 분석에서 해양 환경과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산 페드로 맹그로브 숲이 현재보다 해수면이 약 6~9m 높아 토바스코를 비롯한 연안 저지대를 바닷물에 잠기게 한 지구 온난화 시기의 잔존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올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해양생태학자 옥타비오 아부르토-오로페자 연구원은 "가장 놀라운 것은 10만년 이상의 시간에 갇힌 맹그로브 숲을 탐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맹그로브 숲 생태계의 많은 종이 지난 10만년 간 달라진 환경조건에서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에 대해 더 밝혀낼 것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산 페드로 맹그로브 숲에서 적응한 생물 종에 대한 연구는 기후변화의 미래 조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홍적세 빙하 주기의 얘기는 식물 DNA에 쓰여 과학자들의 해독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산 페드로 맹그로브가 온실가스 배출 중단 조치를 시급히 취하지 않으면 멕시코만 해안 평지에 닥칠 기후변화의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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