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시다 정권서 총리관저가 주도권 쥘까…"당에 뺏길 수도"

입력 2021-10-05 14:21   수정 2021-10-05 17:37

일본 기시다 정권서 총리관저가 주도권 쥘까…"당에 뺏길 수도"
자민당에 '거물' 집중…내각에 '신입생' 많고 연륜 부족
총리관저 숨은 실세 스기타·이즈미 퇴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 발족을 계기로 일본 총리관저가 정책을 주도하고 집권 자민당이 따라가는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행정의 정점에 있는 총리관저의 영향력이 커서 집권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정고당저'(政高黨低)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 집권 세력 내부의 헤게모니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양측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당 지도부에 집중적으로 배치됐고 내각에 상대적으로 연륜이 짧은 인물이 많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민당에서는 아베 정권 시절부터 '3A'로 불린 실세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가 간사장 직을 차지했다.
아베 정권 시절 금품 비위 논란에 뒤로 물러났던 아마리가 당 자금 관리를 책임지는 요직에 복귀한 것이 12선 베테랑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에는 아베의 후원을 받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가 배치됐다. 8선 중의원인 그는 내각 특명 대신, 총무상(역대 최장) 등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민당 부총재로는 전후 최장 재무상을 지낸 아소 다로(麻生太郞)가 임명됐다.13선 중의원인 아소는 아베의 '절친'이며 총리도 지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내각에는 인지도나 영향력이 낮은 인물들이 눈에 띈다.
기시다를 제외한 내각 구성원 20명 가운데 13명이 각료 '신입생'이다.
새 내각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경제 안보 정책을 추진할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담당상을 비롯해 3선 의원도 3명 입각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 등을 제외하면 대체로 인지도가 떨어진다.
프리랜서 작가인 하타케야마 미치요시(?山理仁) 씨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각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기시다 내각에 대해 '처음 듣는 내각'이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도쿄신문이 전할 정도였다.
총리관저의 2인자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7선 중의원으로 아마리와 비교해도 격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기시다 정권에서는 자민당과 총리관저의 관계가 '당고정조'(黨高政低)로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재무성의 한 간부는 내각 구성원이 "당 간부에 비해 얌전한 인물이 많다"며 "당 측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분위기를 전했다.
2012년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이후 총리관저의 힘이 세지면서 정고당저가 일반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꽤 큰 변화일 수 있다.
관방장관 시절부터 정고당저의 구도를 만드는데 기여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런 총리관저의 영향력 약화를 가속하는 요소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재출범 때 관방부(副)장관으로 기용돼 9년 가까이 총리관저의 숨은 실세로 군림한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가 4일 퇴임했다.
아베 정권에 이어 스가 정권에서도 총리보좌관으로 활동하며 '문고리' 역할을 한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도 함께 퇴임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마다 다카시(嶋田隆) 전 경제산업 사무차관을 필두로 하는 8명을 비서관으로 기용했다.
전직 사무차관이 총리 비서관으로 기용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마다는 아베 정권 시절 총리보좌관 등을 지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와 경제산업성 입문 동기이며 그와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이는 스가 정권 시절에는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내각관방 참여로 자리를 옮겼고, 기시다 정권 출범 후에도 유임됐다.
참모 인선 등에 비춰보면 총리관저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비서관은 출신별로 보면 재무성 2명, 경제산업성 2명, 외무성 1명, 방위성 1명, 경찰청 1명, 기시다 의원 사무소 1명이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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