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마스크 벗은 위드코로나' 흔들리나…"겨울에 위기 올수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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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20 16:31   수정 2021-10-20 16:39

영국 '마스크 벗은 위드코로나' 흔들리나…"겨울에 위기 올수도"(종합)

영국 '마스크 벗은 위드코로나' 흔들리나…"겨울에 위기 올수도"(종합)

하루 5만 감염·사망 7개월래 최다…의료체계 부담 가중

백신효과 저하·변이 등장에도 강행한 방역규제 철폐 논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영국이 최근 하루 5만 명에 육박하는 일일 확진자 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이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고 축배를 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8천703명을 기록했다.

인구가 6천800만명인 영국의 일일 확진자수 주간 평균은 4만4천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한 영국 내에서 28일 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 수는 223명으로 지난 3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올해 7∼10월에 발생한 확진자 수만도 30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영국이 자랑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대기 중인 환자 수는 5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더 크다.

지난 8월29부터 이달 9일까지의 잉글랜드 신규 확진자 데이터를 분석한 영국 통계청(ONS) 자료를 보면 7∼11학년(우리나라의 중1∼고2에 해당) 최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을 나타낸 학생들의 비율은 8.9%로, 조사 초기(2.6%)에 비해 크게 올랐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같은 기간 해당 수치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방역 규제 완화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영국은 지난 7월부터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하고, 모임 인원제한을 없애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했다.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국민들에게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자"고 당부했다.

지난달에도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한 위험 요인이라면서도 영국이 "가장 자유로운 사회 중 한 곳"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 국민들은 느슨한 방역 규제를 만끽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대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서유럽 인접 국가 국민들보다 '더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가 명백한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런던 보건대학원의 마틴 매키 교수는 CNN에 "다른 유럽 국가들은 다양한 대책으로 (방역에서) 큰 차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하는 건지 스스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왜냐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따르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그 면역 효과가 약 6개월 이후 크게 약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환자들이 증상 모니터링 앱에 입력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영국에서 백신을 1차 이상 접종한 비율(12세 이상)은 86.0%, 접종 완료율은 78.9%에 이른다.

그러나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해 더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그 효과가 미약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최대 75만 명이 넘던 신규 백신접종자 수가 최근 2만∼3만명대에 정체된 것도 정부의 실책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런던 퀸매리대학의 역학 전문가 딥티 굴다사니는 CNN에 "정부는 그동안 팬데믹이 끝났고,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메시지만 내 왔다"고 비판했다.

런던보건대학원의 매키 교수도 CNN에 "팬데믹이 끝났다고 정부가 말하는데 뭐하러 굳이 백신을 맞으려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델타의 자손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 증가세의 원흉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이 변이는 최근 영국 내 신규 확진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고틀리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국장은 트위터에서 "델타 플러스가 더 전파력이 높은 건지,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는 것인지 긴급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도 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존슨 총리는 완화된 방역 조치와 '부스터샷' 접종 등으로 겨울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마스크 의무화 등을 담은 '플랜B'를 적용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크리스티나 페이즐 교수도 "확진자 수가 늘고 입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학교에서는 감염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즉각 플랜B로 돌입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역학 전문가 굴다사니도 "몇 달째 하루 확진자 수가 3만∼4만 명에 이른다. 그 어떤 나라도 이런 수준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영국에서는 이제 이정도는 보통이 됐다"며 "어떤 의료진도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겨울을 앞두고 이런 곳에 있다는 것이 너무 두렵다"고 강조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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