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사 디폴트 사태에 태자당 기업도 포함

입력 2021-10-22 12:13  

중국 부동산 개발사 디폴트 사태에 태자당 기업도 포함
장쩌민 오른팔 쩡칭훙 조카 소유 화양녠 그룹…"관시도 소용없네"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는 가운데 디폴트 기업 중에 태자당 소유의 개발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2억600만 달러(약 2천43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 화양녠(花樣年·Fantasia) 그룹은 과거 중국 태자당의 리더였던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의 조카인 쩡바오바오(曾寶寶)가 대표를 맡고 있다.
화양녠의 부채 규모는 128억 달러(약 15조2천억원)로 헝다의 3천억 달러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의 디폴트 우려를 자극해 투자자들을 돌아서게 했다.
쩡바오바오의 삼촌인 쩡칭훙 전 부주석은 2003∼2008년 국가 부주석을 지냈으며,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화양녠 그룹의 디폴트 소식이 전해진 뒤 쩡바오바오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중국에서 가장 힘 있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느끼지 않느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쩡칭훙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의 최측근으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을 이끌었다. 그의 아버지 쩡산(曾山)은 혁명 1세대 원로로 내무부 부장을 역임했다.
쩡씨 일가는 이전에도 엄청난 규모의 재산 규모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曾偉)는 2007년 시장 가치로 100억달러(약 10조8천억원)에 달하는 산둥성 소재 전력회사 루넝그룹의 지분 92%를 5억5000만달러(약 5천9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특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쩡웨이는 2008년에도 호주 시드니 포인트 파이퍼 지역에 2천400만 달러짜리 호화 주택을 사들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부의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화양녠 그룹의 사례는 주목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화양녠처럼 막강한 '관시(關係ㆍ특수 관계)'를 가진 회사도 당국의 구제조치 없이 디폴트를 맞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대하는 시진핑 정부의 냉정한 자세가 뚜렷이 보인다는 것이다.
윌리 람 홍콩중문대 중국연구센터 부교수는 "헝다와 같은 업계 상위 그룹이나 태자당의 사업체인 화양녠 그룹에 대한 단속은 공동 부유를 위해 '유사 마오주의적' 이상을 회복하기 위한 시 주석의 상당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회사들은 그간 정치적 보호를 누렸지만, 이제는 시 주석의 새로운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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