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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美 대만방어 믿는다"·바이든 "中 강압행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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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28 14:53   수정 2021-10-28 16:28

차이잉원 "美 대만방어 믿는다"·바이든 "中 강압행동 우려"

차이잉원 "美 대만방어 믿는다"·바이든 "中 강압행동 우려"

차이 총통, 대만내 미군 존재 첫 인정하며 미국의 대만방어 '대못박기'

中, 무력시위에 공격헬기까지 동원…바이든, 리커창 면전서 중국 비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모호한 입장을 견지해온 대만 방어공약에 대해 대만 최고 지도자가 '대못박기'에 나섬에 따라 양안관계(중국과 대만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고강도 무력시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만의 편에 설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1970년대 초반 미중 해빙 이후 유지되어온 '하나의 중국' 합의가 50년만에 중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의 강경 반응과 함께 대만해협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차이잉원 "미 대만방어 정말 믿는다"…바이든 발언에 맞장구치며 '대못박기'

차이잉원 총통은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의 방어 능력을 증강할 목적으로 미국과 광범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군이 대만 방어를 도울 것으로 "정말로 믿는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현재 미군이 대만군을 돕기 위해 대만에 주둔해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은 수"라고 했지만 총통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파장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차이 총통의 발언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21일 CNN 타운홀 미팅 행사 발언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직후 백악관이 "미국의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물타기를 했지만 미국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은 미국의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은 대만과 한미상호방위조약처럼 유사시 군사개입을 담은 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 1954년 대만과 군사 개입이 포함된 조약을 맺었으나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1979년 군사개입 약속은 사라졌고 당시 대만에 주둔한 미군도 철수했다.

이후 미국은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에 따라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고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근거를 두되,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며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왔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전략적 모호성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대만 방어 의지를 피력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될 수 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차이 총통의 이번 발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활용해 미국의 대만 방어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미군을 대만해협에 묶어 두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중국 전문가는 "대만내 미군 존재를 인정한 것은 대만내 미군을 이른바 '인계철선'(건드리면 미군이 자동개입하게 만드는 것)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리커창 참석 회의서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 약속…중국의 강압적 행동 깊이 우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가한 가운데 영상으로 개최된 다자 정상회의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영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미국이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에 걸쳐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남중국해를 포함해 해상의 자유, 개방된 항로, 방해받지 않는 통상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와 더불어 중국 신장(新疆)과 티베트의 인권, 홍콩 주민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며 중국의 인권 문제도 언급했다.

백악관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전념을 재확인하면서, 개방되고 번영하며 안전한 지역 추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대만 향한 군사압박 수위 높이는 중국…공격용 헬기까지 무력시위 동원

이런 가운데 중국은 공격 헬기까지 처음 동원해가며 대만을 향한 무력 시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6일 중국군 군용기 7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는데, 군용기 중 WZ-10 공격헬기 1대가 포함됐다.

대만 연합보(聯合報)에 따르면 중국군 공격헬기가 대만 방향으로 먼바다까지 날아가 훈련을 한 사실이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판 아파치'인 WZ-10은 중국군의 화력 지원용 공격헬기로서 기관총, 로켓, 대전차 미사일, 공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 장착을 할 수 있고 유사시 중국군의 대만 상륙작전을 공중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전력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중국 무력시위의 수준은 단순한 세 과시가 아닌 실전 훈련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0년만에 최대 위기 봉착한 미중 '하나의 중국' 합의

군사, 외교 양면에서 미중이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하면서 미중이 수교협상때부터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일체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원칙이다.

다시 말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미중은 1970년대 수교 과정에서부터 합의를 이뤘고, 아직 공식적으로 그것이 파기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대만의 유엔 체제 참여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데 이어 대만에 대한 방어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이 원칙은 미중이 합의한지 약 50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 국가로 취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그 원칙을 반영한 역대 미중 공동성명을 위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때부터 대 중국 압박 카드로 대만을 적극 활용해왔는데, 그 수위를 최근 한껏 높이고 있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중국 쪽에서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현 상황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

작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계기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홍콩의 중국화' 과정에서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이 흔들리는 터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면서 위기에 처한 '자유 민주주의 대만'을 지키겠다는 것이 미국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결국 미중전략경쟁 속에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커진 상황과 대만 집권 민진당의 강력한 탈 중국 행보가 겹치면서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미중의 인식 차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 상대가 '현상'을 변경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은 점점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대만해협은 당분간 미중 전략경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내 영상으로 개최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대만 문제의 '마지노선'을 확인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이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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