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KT 사고에 과기부 "파란불에 건너라는 기본상식이…"

입력 2021-10-29 16:45  

[일문일답] KT 사고에 과기부 "파란불에 건너라는 기본상식이…"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정부도 당황스럽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이달 25일 전국에서 89분간 일어난 KT[030200]의 통신장애 사고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무모함과 안일함이 초래한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사고 당일 KT 협력업체 직원은 부산 국사에서 새로운 장비 설치에 따른 '라우팅(네트워크 설정 경로)' 정보 입력 작업을 야간이 아니라 낮 시간대에 진행했다. 게다가 네트워크도 연결돼 있는 상태로 작업을 했다.
네트워크 작업은 연결을 끊어 둔 상태에서 이용자의 이용이 적은 밤 시간대에 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이날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브리핑 말미에 "이미 10여 년 전부터 네트워크 작업은 야간에 하거나 작업 전 한 두시간가량 테스트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라며 "'파란 불'에 신호 건너라는 것과 똑같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경식 2차관과 홍진배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 등 과기정통부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 정부가 이번 KT 인터넷 장애 사고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던 것 같다. 왜 미리 대처하지 못했나.
▲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 낮에 하는 작업은 KT 원칙에도 맞지 않고, 작업계획서상에서도 새벽 시간대 작업하기로 돼 있었다. 작업자들과 관리자들이 그 원칙을 어기고 작업한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의 개별적인 작업까지 들여다보는 체계나 관계 법령을 마련하기에 한계가 있다.
다만 대응을 구조화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 대책에 대응 부분을 반영하겠다.
-- 3년 전 KT 아현국사 화재가 있었는데도 이번에 대처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
▲ (홍 정책관) 당시에는 화재로 인해 발생한 물리적 재난이었고, 이에 따라 대책도 물리적·국지적 재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이번에는 층위가 다르고,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장애였다. 이에 대해 한 발 한 발 잘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KT 측에서는 왜 낮 시간대에 작업했는지 설명했는가.
▲ (홍 정책관) 작업자 본인과 관리자에게 확인한 결과 '야간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며 주간 작업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했다.
-- 현장에 KT 관리자들은 왜 없었던 건가.
▲ (최성준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장) 관리자에게 확인해보니 다른 업무가 있어서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 KT가 오히려 협력사에 야간작업을 떠넘기고 현재 협력사 탓을 하는 거 아니냐.
▲ (홍 정책관) KT 관리자와 협력사 직원 양쪽 합의로 낮 시간대에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했다.
-- 스크립트 작성과 명령어 입력 작업 검토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 작성은 협력업체와 KT 중 누가 한 건가.
▲ (홍 정책관) KT와 협력업체가 스크립트 작성을 함께 한다고 한다. 검토는 KT 직원이 1·2차에 걸쳐 진행했지만, 그 부분에서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조사 과정에 관해 질문이 많아서 정부 측 애로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사고원인과 대응 과정, 사후 규제 등에 관해 이야기가 많은데 사고원인과 대응 과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네트워크 작업은 야간에 해야 한다는 것과 작업 전 한두 시간가량 테스트해야 한다는 것은 '파란불 신호에 길을 건너야 한다'는 것과 같은 기본 상식이다.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나와 정부로서도 당황스럽다. 관리자 없이 용역업체가 낮 시간대에 (작업을 해서) '파란불에 신호를 건너야 한다는 것을 어겨서 큰 교통사고가 난' 것 같은 상황이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는 대책 마련 시 어디까지 제도화해야 하는지, 기본을 안 지킨 부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관한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통신망이 우리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본 사항을 제도로 만들어야 하는지 다시 논의하겠다.
jung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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