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 발사, 소련 붕괴 등 굵직한 뉴스 전해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옛 소련의 '얼굴'과 '목소리'라 불리던 이고르 키릴로프 전 앵커가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9세.
보도에 따르면 키릴로프는 소련의 국영방송인 소비에트 TV의 간판 뉴스 진행자이자 아나운서였다.
그는 생전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말투로 시청자들에게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나 소련 공산당의 성명을 전달했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열병식부터 공산당 대회까지 소련의 주요 행사 소식을 전했고, 1991년 소련의 붕괴도 보도했다.
소련의 지도자들이 사망할 때마다 그들이 크렘린궁 벽 안에 매장된다는 소식을 전한 것도 키릴로프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전 세계 TV 뉴스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뉴스 진행자들은 더 이상 전문 아나운서가 아닌 기자들이 차지하게 됐다. 소련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키릴로프의 얼굴도 TV 화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키릴로프는 새로운 앵커를 보며 너무 서두른다며 "러시아인들은 말이 빠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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