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범·고래 울음 가득한 남극 바다…소리로 해양생태 보호한다

입력 2021-11-05 10:50  

물범·고래 울음 가득한 남극 바다…소리로 해양생태 보호한다
극지硏, 4년간 남극해 음향 관측…계절별 얼음 변화·해양 포유류 생태 파악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남극의 바다는 겨울에 특히 조용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와 표범물범과 밍크고래 등의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극지연구소는 수중 음향 관측 장비를 통해 4년간 남극해의 소리를 기록한 결과 계절에 따른 얼음의 변화와 해양 포유류 생태 활동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윤숙영 박사 연구팀은 미국 해양대기청과 함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남극 로스해를 탐사하고,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북쪽으로 약 1천㎞ 떨어진 발레니섬 지역과 테라노바만에 무인자율수중음향 관측 장비를 설치해 2015년부터 4년간 바다의 소리를 기록했다.
남극 대륙을 둘러싼 바다는 겨울이 되면 해빙(바다 얼음)으로 덮여 여름보다 조용하다.
하지만 테라노바만에서는 남극 고지대에서 불어온 활강풍의 영향으로 해빙이 움직이거나 부딪히는 소리가 발생했다. 최적의 표범물범 서식 환경으로 꼽히는 만큼 번식철인 초여름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표범물범의 소리가 담겼다.
발레니 섬 인근 바다에서는 천적 범고래를 피해 해빙을 깨고 수면 위로 올라온 남극밍크고래의 소리도 포착됐다.

천적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왕고래는 해빙이 적은 늦여름에서 가을까지 활발하게 활동했고, 참고래 신호는 발레니 섬에서만 확인됐다.
연구팀은 음향 관측 기록에서 해빙의 움직임과 동물의 울음소리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으며, 남극 바다 얼음의 변화를 추적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테라노바만 관측은 1년 이상의 장기 음향 관측 연구 가운데 최남단에서 진행된 연구 활동으로, 국제 학술지인 '프론티어즈 마린 사이언스'에도 게재됐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남극의 해빙 변화를 추적하고, 해빙의 변화가 남극 해양포유류에 미칠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수중 감시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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