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탈레반 저항단체 "한국 등 탈레반에 속지 말아야"

입력 2021-11-06 07:25  

반(反) 탈레반 저항단체 "한국 등 탈레반에 속지 말아야"
NRF "탈레반은 테러·범죄·마약 조직…정부로 인정해선 안 돼"
"아프간인들도 민주주의, 자유, 인권 위해 싸우고 있어"
"탈레반, 권력 경쟁과 민심 이탈로 1년 이내 붕괴할 것"


(서울=연합뉴스) 윤우성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맞서 무장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반(反) 탈레반 저항단체 아프간 국민저항전선(NRF)이 한국 등 국제사회가 탈레반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NRF의 대변인 겸 외무담당인 알리 나자리(Ali Nazary)는 지난 4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의해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 인종 청소와 '제노사이드'(genocide)가 벌어지고 있다"며 "탈레반을 국제사회가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NRF는 2001년 9.11 테러 이틀 전 알카에다에 의해 암살 당한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 북부동맹 사령관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15일 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당한 이후 아흐마드 샤 마수드 사령관의 고향인 판지셰르 계곡을 거점으로 무장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아프간 정부군 잔존 병력과 지역 민병대 등으로 이뤄진 이들의 활약이 화제가 되며 NRF 관계자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계정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한국인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이들이 탄약·의약품 부족 등 물자난에 처한 사이 노획한 미군·아프간군 장비를 앞세운 탈레반의 대대적 공세로 판지셰르 주의 주도(州都)가 함락당했다. 이후 이들은 현재 험준한 판지셰르 및 북부 아프간 지역의 산악지대에 은신하며 탈레반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이어가고 있다.

NRF측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자리는 "85%에서 90%에 달하는 아프간인 절대 다수는 탈레반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탈레반은 아프간인들을 대표하지도 않고, 그럴 의사도 없으며, 정부와 국가를 운영할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테러·범죄·마약 조직인 탈레반과 국제사회의 정상 국가가 공식적 외교 관계를 갖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나자리는 앞서 탈레반이 한국과의 경제적·인적 교류를 희망한다고 밝힌 사실에 대해 "탈레반은 지난 40년간 계속해서 전쟁과 파괴만을 벌여온 테러 조직"이라며 "한국 정부를 비롯해 어떤 정부건 이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크나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자리는 오는 2022년 한국 정부가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간에 약 231억원에 달하는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계획 중인 사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위한 원조가 이뤄지는 것은 좋다"면서도 "테러집단의 손에 돈을 쥐여주고 원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국제기구가 직접 구호물자 분배를 감독하고 언론이 이를 감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나자리는 한국인들과 아프간인들 사이의 공통점을 강조하며 국제적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아프간과 아프간인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줬다"며 "아프간인들도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테러와 압제, 전체주의, 극단주의에 맞서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은 한국에서 수천㎞ 떨어져 있음에도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다"며 "자유세계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와 연대하고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나자리는 "서구 민주주의를 손상시키려는 중국이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은 탈레반을 지원해 중동에서 서방 세계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탈레반이 여성 교육 등 유화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약속을 지킬 것 같냐는 질문에는 "탈레반은 지난 8월 정권을 장악한 이후 아무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서 보기 좋게 꾸며내는 가짜 현실에 속고 있다"고 말했다.
나자리는 탈레반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전황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가난과 기근도 견뎠던 아프간인들이 자유를 빼앗기자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며 탈레반에 저항하고 있는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NRF에 합류하고 있다"며 "탈레반 내부의 권력 경쟁과 민심 이탈로 보수적으로 봐도 1년 이내에 탈레반이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아프간 내부에서의 무장 투쟁과 더불어 시민 저항을 북돋아 탈레반에 저항하고, 국제적 외교 전선에서도 저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65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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