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추모조각상 작가 "철거할테니 홍콩국가보안법 적용말라"

입력 2021-11-12 15:15  

톈안먼 추모조각상 작가 "철거할테니 홍콩국가보안법 적용말라"
홍콩대 철거시한 한달 넘겨…"덴마크로 가져가게 지원해달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강제철거 위기에 놓인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의 작가가 직접 철거하러 갈테니 자신에게 홍콩국가보안법을 적용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덴마크 작가 옌스 갤치옷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홍콩대에 전시된 '수치의 기둥'(國?之柱·Pillar of Shame)을 덴마크로 가져가기 위해 홍콩에 갈테니 자신과 동료들이 홍콩국가보안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갤치옷 작가는 "언론보도를 통해 홍콩에 도입된 새로운 보안법은 중국을 비판하는 활동에 참여한 외국 국적자를 체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각상의 철거는 중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언론보도와 활동을 낳을 수 있다"며 "그렇기에 나는 나와 동료가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아야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홍콩대와 홍콩 경찰 내 홍콩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 이민국이 해당 공개서한에 대한 입장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이다. 높이 8m, 무게 2t에 달하는 이 조각상은 지난 24년간 홍콩대 캠퍼스 내 전시돼 있었다.
갤치옷 작가가 만들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에 영구 기증했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행사를 진행해온 단체로, 매년 '수치의 기둥' 세정식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련회는 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압박하는 가운데 지난 9월 25일 자진해산을 결의했고, 그 직후 홍콩대는 지련회 측에 '수치의 기둥'을 5일 내 철거하지 않으면 임의로 치우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갤치옷 작가는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학교 측에 임의로 '수치의 기둥'을 철거하지 말 것을 요청해왔다.
그는 높이 8m, 무게 2t에 달하는 '수치의 기둥'은 약 140만 달러(약 16억원)의 가치가 있으며 복잡한 철거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홍콩에 직접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대와 홍콩 정부가 기술적 지원을 해주고 필요한 허가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민주화시위를 언급하는 게 금기이다.
홍콩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아래 30여년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행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으나, 홍콩국가보안법 시행과 지련회의 해체로 이제 홍콩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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