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백신 접종·주민 다수 항체 형성 등 원인 추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4∼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신음했던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9개월 만에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8천865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1만명 이하는 지난 2월 16일(9천121명) 이후 9개월 만이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5월 초만 하더라도 신규 확진자 수가 41만명을 넘어서는 등 세계 최악의 확산 사태를 겪었다.
이후 6월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고 이제는 확산세가 거의 잡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규 확진자 수 세계 순위에서도 부동의 1위에서 지금은 미국, 영국, 러시아, 터키, 독일 등에 이어 10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누적 확진자 수는 3천445만6천401명으로 미국(4천807만2천898명, 월드오미터 기준)에 이어 2위다.
한 때 4천명을 넘나들었던 신규 사망자 수도 이날 197명으로 급감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46만3천852명이다.
다만, 인도의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이처럼 꺾인 이유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대확산 시기에 도입한 봉쇄 등 방역 조치와 꾸준한 백신 접종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도(27%)보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훨씬 높고 인구도 더 적은 미국(58%), 영국(67%) 등의 신규 확진자 수가 인도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대확산 시기에 인도인 대부분이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국민 상당수에 항체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 9월 말 수도 뉴델리 주민 약 2만8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혈청 조사에서 항체 형성률이 90%를 넘어선 점을 근거로 든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민 사회의 항체 형성률이 이 정도로 높다면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일단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다.
한편, 확산세 둔화에 고무된 당국은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방역보다는 경제 회복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뉴델리의 대중교통 운행, 상점 영업, 산업 활동 등은 이미 거의 정상화된 상태로 당국은 등교 수업도 전학년으로 확대한 상태다. 전날부터는 20개월 만에 외국 관광객 입국도 허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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