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거물들 나서며 국제이슈된 펑솨이 사건…中 설상가상

입력 2021-11-21 05:00  

테니스 거물들 나서며 국제이슈된 펑솨이 사건…中 설상가상
조용히 묻힐 뻔한 사건 국제 테니스계 스타·고위인사가 재점화
中, 미국의 올림픽 외교 보이콧 검토 이어 추가 악재…대응 부심할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지도급 인사에 대한 '미투'(Me Too·피해자에 의한 성폭력 피해 공개)로 출발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5·彭帥)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직전 중국 최고지도부(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일원이었던 장가오리(張高麗) 전 부총리와 강압에 의한 성관계를 했다는 펑솨이의 SNS 폭로로 시작된 사건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과 고위 관계자, 유엔 인권기구, 미국 정부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제적 핫이슈가 됐다.
미국과 서방 일부 국가들이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전개 과정에서 스포츠계까지 중국에 등을 돌릴 경우 중국으로선 올림픽 성공 개최에 경고등이 켜질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잠잠해지나 싶던 이슈, 테니스계 유력인사·스타들이 불지펴
사건은 지난 2일 펑솨이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당한 자신의 성폭력 피해와 불륜 관계를 공개한데 이어, 그 내용이 외신 보도를 통해 전파되면서 공론화했다.
펑솨이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되고 중국 매체의 관련 보도와 네티즌 목소리가 통제된 가운데 중국에서 중요 정치행사인 6중전회(공산당 19기 중앙위 6차 전체회의·8∼11일)와 제3차 '역사 결의' 채택(11일) 등 굵직한 뉴스들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세간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국제 테니스계가 나서면서 사건은 재점화 수준을 넘어 폭발력있는 국제 이슈로 커졌다.
스티브 사이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펑솨이를 비롯한 모든 여성의 말은 검열이 아니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를 중국 측에 촉구하면서 동조 물결을 일으켰다.
그는 또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여기에 더해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거나 피해에 대한 조사를 중국 측에 촉구하는 입장을 앞다퉈 밝혔다.
스타들의 목소리는 이 사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증폭시켰고, 결국 유엔 인권사무소와 백악관까지 나서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사안은 중국의 인권 문제, 비밀주의와 인터넷 및 언론 통제 등을 건드리는 중대 이슈로 비화했다.



◇미국 '외교 보이콧' 검토 이어 올림픽 앞둔 중국에 또 하나의 악재
이 사안을 중국 국내적으로 틀어막은 채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던 중국 정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영국도 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국으로선 외교적 보이콧 도미노가 우려되는 참이었다.
미국에 대해 '올림픽의 정치화'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올림픽은 선수들의 축제임을 강조하는 식으로 사태의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던 중국 정부는 올림픽과 관련한 또 하나의 돌출 악재에 직면했다.
만약 펑솨이의 신변을 둘러싼 이상설이 장기화하고 중국 정부가 납득할 만한 설명과 조치에 나서지 않는다면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 중국 여론이 차갑게 식을 수 있다. 그것은 미국의 외교 보이콧 이상으로 올림픽 성공에 악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일일 브리핑때 질문이 나오면 "상황을 알지 못하며, 외교와 무관하다"고 답하는 등 무시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대신 관영 영어 뉴스 채널인 CGTN이 진화에 나섰지만 의혹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CGTN이 지난 18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펑솨이가 사이먼 WTA 투어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이라며 "성폭행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집에서 쉬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공개했는데 진위 논란이 일었다.
이어 CGTN의 한 기자가 2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3장의 사진을 올렸지만 이 역시 촬영 시점이 불명확한 탓에 신뢰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결국 펑솨이가 직접 나서서 육성으로 자신의 안전을 확인시키고, 장가오리에 의한 피해에 대해 추가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사안은 계속 확대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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