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위원장,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위기에 소방수 등판

입력 2021-11-23 12:17   수정 2021-11-23 13:33

IOC위원장,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위기에 소방수 등판
바흐, 펑솨이 통화 공개하고 대회준비 극찬
인권단체 "IOC가 위험한 물에 들어갔다" 비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윤고은 특파원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미투' 사건과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정부 대표단을 올림픽에 파견하지 않는 것) 움직임으로 위기를 만난 베이징동계올림픽(2022년 2월4∼20일)의 '소방수'로 나섰다.
성공적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라는 목표를 위해 중국과 '한 배'를 탄 바흐 위원장은 전직 중국 부총리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펑솨이의 신변 이상 의혹을 해소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가 하면 중국의 올림픽 준비 상황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펑솨이와 30분간 영상 통화를 한 사실을 성명과 사진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실종설을 불식시켰다.
IOC는 펑솨이가 베이징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서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바흐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통화 이전까지 중국 관영매체와 그 종사자들이 펑솨이의 근황이라며 사진과 영상을 올렸지만 사실상 중국 정부 '내부자'들이라는 점에서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그런 터에 스포츠계 세계 최고위직 인사이자, 외국인인 바흐 위원장이 나서 펑솨이의 안전을 확인한 것은 적어도 펑솨이가 실종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실 바흐 위원장의 영상 통화에도 불구하고 펑솨이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간섭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 아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안전을 확인시킨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모르지 않을 IOC 위원장이 펑솨이 사태의 한복판에 뛰어든 것은 펑솨이 사건이 외교적 보이콧 문제로 이미 위기를 만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파괴력 있는 악재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흐 위원장은 또 21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제40회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 연설에서 "세계 최초로 하계(2008년) 및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도시로서 베이징은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중국은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만들기 위한 요소들을 완비하고 있다"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은 겨울 스포츠의 지형을 영구적으로 바꿔 놓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장(新疆) 인권 문제를 이유로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영국도 동조하면서 '도미노' 가능성이 거론된 상황에서 올림픽 준비 상황을 극찬한 것은 의도와 상관없이 보이콧 문제를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선수들의 축제'임을 강조하는 중국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한편, 펑솨이 문제와 관련한 IOC의 행보에 대해 서방 언론과 인권 단체 등에서 비판 섞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23일 "IOC는 펑솨이가 등장한 화면을 바흐가 마주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지만 통화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펑솨이의 주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후속 조치를 거의 제시하지 않은 IOC의 짧은 성명은 펑솨이 사건을 매듭지을 것 같지 않다"고 썼다.
또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왕야추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IOC가 펑솨이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선전을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앨칸 아카드 중국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IOC가 위험한 물에 들어갔다"며 "그들은 인권 유린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눈가림에도 참여하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말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여러 유사한 경우를 봐왔다"면서 IOC의 영상통화는 설득력이 거의 없었으며 펑솨이의 안녕을 둘러싼 우려도 별로 완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는, 특히 관영 매체들은 실종됐던 사람들의 진술을 조작하거나 그들에게 강요된 진술을 하게 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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