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서안 경계에 대규모 정착촌 추진 논란

입력 2021-11-25 18:37  

이스라엘, 예루살렘-서안 경계에 대규모 정착촌 추진 논란
1924년 영국 위임통치기에 개항해 2001년 폐쇄된 옛 공항터에 추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예루살렘 완전히 분리하려는 의도" 강력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의 반대에도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밀어 붙여온 이스라엘이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도시 라말라 사이에 대형 정착촌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예루살렘시 계획위원회는 동예루살렘 아타롯에 9천 가구(약 5만 명 수용) 규모의 대형 정착촌을 건설하는 계획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제시된 124㏊ 규모의 정착촌 예정 부지는 이스라엘이 수도로 삼은 예루살렘과 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도시 라말라 사이에 있는 옛 공항 터다.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할 당시인 1924년 칼란디아 공항으로 개항했고,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후에는 아타롯 공항 또는 예루살렘 국제 공항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 공항은 2001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봉기)를 계기로 폐쇄됐다.
행정구역상 예루살렘에 속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분리 장벽의 팔레스타인 쪽에 있다.
플레 하산-나훔 예루살렘 부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인 예루살렘은 인구가 이미 100만 명에 육박한다. 젊은 층이 거주할 곳이 필요하다"며 "산업, 상업 시설로 개발된 아타롯에 주거 단지가 생기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이 정착촌이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을 완전히 분리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자치정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정착촌 계획은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완전히 분리하는 한편 도시를 유대화함으로써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 대상에서 아예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와 함께 요르단에 속해 있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병합해 현재의 수도로 삼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이슬람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 국가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중시하는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짓는 문제는 다른 지역의 정착촌 건설과 비교해 훨씬 더 민감한 문제다.
정착촌 반대 운동 단체인 피스 나우의 하기트 오프란은 "팔레스타인 도시의 심장부인 이곳에 정착촌을 건설한다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건설 계획을 가로막고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공존하자는 제안)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착촌 계획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갈등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요르단강 서안에 3천 가구 규모의 신규 유대인 정착촌 건설사업을 최종 또는 임시 승인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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