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사령탑 잇따라 남북대사 면담 배경은?

입력 2021-11-26 11:09  

중국 외교사령탑 잇따라 남북대사 면담 배경은?
미국 對중국 포위전략 심화 속 남북한과 관계 강화 필요 커져
종전선언 논의 동참 의지·올림픽 외교보이콧 도미노 위기의식도 작용한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중국 외교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면 교류의 제약 속에서 남북한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외교 라인의 최고위 인사인 양제츠(楊潔?) 공산당 정치국원은 지난 25일 장하성 주중대사와 만나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외교장관)보다 상급자인 양제츠가 장 대사와 공식적으로 일대일 회동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양 정치국원은 지난달 28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면담했다.
또 우장하오(吳江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영상 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17일 장 대사와 만났다.
미·중 정상회담과 같은 중대 이벤트가 있으면 그 내용을 최대한 빨리 브리핑 받기 위해 미국과 중국 주재 각국 대사관이 경쟁을 벌이기 마련인데 정상회담 다음날 중국 외교부 고위 간부가 한국 대사를 만난 것은 한국에 대한 배려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 23일 리룡남 북한대사와 회동하며 양국 전통의 당 대 당 우호 관계를 재확인시켰다.
이처럼 중국이 최근 부쩍 남북한에 성의를 보이는 것은 미국과의 전략 경쟁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하에 중국 포위 구상을 심화하는 상황에서 혈맹인 북한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하고, 미·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는 한국은 미국에 기울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 특별히 중요해진 것이다.
또 한국과 미국 중심으로 6·25전쟁 종전선언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관련 협상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중도 엿보인다.
장하성 대사와 양제츠 정치국원 간 회동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됐다고 양국이 발표한 만큼 종전선언 논의도 당연히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도미노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도 중국이 남북한에 공을 들이는 배경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만 파견하고 정부 고위 인사는 보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신화 통신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장 대사에게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은 이를 계기로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2차례 중국을 방문했음에도 아직 성사되지 않은 시 주석의 답방 가능성을 열어 놓는 동시에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때 문 대통령이 중국을 찾기를 바란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북한의 경우 도쿄 하계올림픽 '노쇼'(no show·갑작스러운 불참) 건으로 인해 베이징올림픽에 국가 차원의 선수단 파견을 할 수 없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림픽 기간 방중은 현재로선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감안해 올림픽 기간 전후로 고위 인사를 중국에 파견한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 당사국들의 대화 무대가 차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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