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인도네시아 '국가 영웅' 칭호 누가 받나

입력 2021-11-27 07:07  

[특파원 시선] 인도네시아 '국가 영웅' 칭호 누가 받나
'영화의 아버지' 포함…코로나 사망 의료진 300명은 훈장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년 11월 10일 '영웅의 날'에 5명 안팎의 인물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한다.
그동안 독립 유공자·건국 공신이 주로 영웅 칭호를 받았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인물이 선정되면서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27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 따르면 이달 10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독립 유공자 4명의 후손을 초청해 영웅 칭호 수여식을 했다.
350년간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은 인도네시아는 일본이 1942년 점령했다가 1945년 물러가자, 재점령하려는 네덜란드와 같은 해 11월 10일 수라바야 전투를 시작으로 4년간 독립전쟁을 벌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조국을 위해 끝까지 싸운 영웅을 기리고자 11월 10일을 영웅의 날로 정했다.
올해 영웅 칭호를 받은 4명은 톰보로투투(중부 술라웨시), 술탄 아지 무하맛 이드리스(동부 칼리만탄), 우스마르 이스마일(자카르타 수도권), 라덴 아리아 왕사카라(반튼주)이다.
각각 해당 지역의 왕, 술탄, 왕족이었던 톰보로투투, 아지 무하맛 이드리스, 라덴 아리아 왕사카라는 네덜란드 식민지배에 맞서 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머지 한 명인 우스마르 이스마일은 '인도네시아 영화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921년 태어난 우스마르는 1940년대 독립전쟁 중 군인, 안타라통신 기자 등으로 활동한 뒤 문화예술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1949년 '하르타 카룬'을 시작으로 1971년 타계할 때까지 인도네시아 영화의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 30여편을 만들어냈고, 인도네시아 영화제(FFI)와 아시아영화제를 창설했다.
현지 문화예술계는 영화인 우스마르가 이례적으로 국가 영웅 칭호를 받자 "사망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그는 한 번도 잊힌 적 없는 영웅"이라며 반겼다.



작년 영웅의 날에는 5명의 독립 유공자들과 함께 초대 경찰청장이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다.
2019년에는 6명의 새로운 국가 영웅에 인도네시아 최초 여기자 루하나 쿠두스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1884년 수마트라섬에서 태어나 1908년부터 인도네시아의 첫 여기자로 활동하고, 직접 신문까지 발간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발생 후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은 모든 국가에서 '영웅'으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 역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다 숨진 의사와 간호사 22명에게 작년 8월 국민훈장 2등급(Pratama)과 3등급(Nararya)을 추서했다.
이어서 이달 10일 영웅의 날에도 코로나 사태 대응 와중에서 숨진 의료진 300명에게 국가 영웅 칭호는 주지 않았지만, 훈장을 추서하며 "우리는 영웅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의사협회(IDI)에 따르면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숨진 의사만 해도 9월까지 무려 730명에 이른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매년 '영웅의 날'에 본인 고향 출신이 포함됐는지, 어떤 공적을 세운 사람이 영웅이 됐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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