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아프간 난민 분신 시도…"제3국 보내달라"

입력 2021-12-01 10:35  

인도네시아서 아프간 난민 분신 시도…"제3국 보내달라"
스트레스·우울증 심각…난민 최소 14명 스스로 목숨 끊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 유입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제3국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한 참가자가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전날 수마트라섬 메단의 유엔난민기구(UNHCR) 앞에서 아프간 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영구 정착을 불허하는 만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으로 속히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에서 2∼3년 살면 제3국으로 떠날 수 있었지만, 각국이 난민수용을 제한하면서 최근에는 통상 5년이 걸리고 10년 이상 기다리는 난민도 수두룩하다.
이날 시위 중 아프간 난민 아흐맛 샤(22)가 "제3국행을 오래 기다렸다"고 항의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주변인들이 곧바로 소화기를 들고 달려들어 불을 껐지만 아흐맛은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흐맛은 2016년 초부터 제3국행을 기다리며 인도네시아에 머물던 중 스트레스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난민 측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최소 14명의 아프간 난민이 인도네시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6명이 자살을 시도했다"며 "이들은 7∼10년간 불확실성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 유입된 아프간 난민은 1만2천명에 이른다.
7천600여명은 유엔난민기구가 인도네시아 10여곳에 설치한 캠프에 수용됐고, 3천500명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보고르 뿐짝 지역에, 나머지는 자카르타 안팎에 몇백 명씩 모여 살고 있다.
이들 아프간 난민은 대부분 소수 시아파 무슬림인 하자라족으로, 몽골인의 후손이어서 동양인의 생김새를 가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민 일자리 보호를 위해 난민의 노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난민들은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별다른 일 없이 본국에서 가져온 돈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아프간 난민들은 올해 8월 15일 탈레반 재집권으로 새로운 난민이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 쏟아지면서 선진국으로 갈 기회가 더 줄어든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
이들은 신속한 제3국행이 어렵다면 인도네시아에서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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