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11월 채권형펀드 2.3조원 순유출…20개월만에 최대

입력 2021-12-05 06:11  

금리 상승에 11월 채권형펀드 2.3조원 순유출…20개월만에 최대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자금 유출"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시장 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형펀드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채권형 공모펀드에서 새로 설정된 금액은 1조7천179억원, 해지된 금액은 4조670억원으로 2조3천492억원이 순유출됐다.
월간 순유출 규모로는 코로나19로 금융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였던 작년 3월(3조3천76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에서 2조2천257억원, 해외 채권형 공모펀드에서 1천235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펀드의 자금 유출은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채권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채권형 공모펀드는 지난 6월(1조1천568억원), 7월(1조8천53억원), 8월(5천314억원), 9월(3천810억원), 10월(885억원)에 이어 6개월째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통상 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과거보다 운용이 어려워져 채권형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며 "금리 환경이 변하면 투자자들도 자산 배분을 달리하게 되니까 그 과정에서 수탁고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말 연 1.2%대에 머무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반영해 지난달 1일 연고점인 연 2.108%까지 뛰어올랐다.
지난달 들어서는 상승 폭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서 3년물 금리는 연 1.8∼2.0%대에서 움직이며 상승세는 주춤한 상태다.
지난달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채권형펀드에서는 더 많은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상 펀드의 환매는 가격이 상승한 다음 꼭짓점에서 내려올 때, 하락해서 바닥을 찍고 올라올 때 많이 이뤄진다"며 "시장이 극단적으로 좋지 않으면 손실 때문에 투자자들이 쉽게 자금을 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채권형펀드에서 이례적으로 자금이 유출됐는데,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올해 상반기 자금이 강하게 유입됐다가 시장이 바닥을 형성한 이후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자금 등을 보게 되면 기업의 보유 현금이 투자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며 "그런 요인들이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01%다. 지난 10월 29일 기준 올해 수익률 -0.52%에서 소폭 올랐다.
지난 3일 해외채권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0.42%로 10월 말 기준 0.17%에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국내 채권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충분히 반영했으며, 장기물은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회복세가 계속되나 회복의 강도는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경기 회복의 속도가 약화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경우 시장금리는 주로 하락했다"고 짚었다.
여 연구원은 "한은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만큼 보이진 않았다"면서 "최근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각국이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여 상승 압력이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속화를 언급, 시장을 긴장시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채권 금리는 상방이 더 열린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개시 및 기준금리 인상 일정의 구체화 등이 본격적으로 금리 동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연간 금리 상승 압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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