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고수냐 경기 안정화냐…중국 헝다 사태로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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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06 13:45  

구조개혁 고수냐 경기 안정화냐…중국 헝다 사태로 갈림길

구조개혁 고수냐 경기 안정화냐…중국 헝다 사태로 갈림길

부동산 규제 일부 완화 전망…중앙경제공작회의 주목

내년 성장목표 5%대 하향 전망…지준율 인하 등 제한적 완화 정책 가능성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360조원대의 채무를 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에 접어들면서 중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안기고, 나아가 세계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 사태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이 상당한 고통에도 근본적 경제 체질 개선 차원에서 추진하던 부동산 산업 억제 등 '구조 개혁'을 고수할 것인지, 당면한 경기 위축에 대응해 '구조 개혁' 강도를 낮출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 "헝다 문제, 시진핑 정부에 새 도전"

헝다를 비롯한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직면한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기본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규제 환경 변화에서 비롯됐다.

중국 당국은 주택 불평등 문제가 장기 집권 기반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된 가운데 부동산 부문의 거품이 향후 자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작년 말부터 강력한 억제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주택 구매자들 대상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공급 측면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은행 대출을 제약하는 '3대 마지노선' 제도가 도입됐다. 이로 인해 개발업체들의 자금줄이 급속히 말라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디폴트와 파산이 속출했고 급기야 '대마'(大馬)인 헝다의 디폴트 위기까지 사태가 번졌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수요를 떠받치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약해진 가운데 정책 요인 등이 더해지면서 이미 부동산 시장의 활력은 크게 낮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헝다 부채 위기는 공교롭게도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급속히 고조된 가운데 폭발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던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 4.9%까지 주저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헝다의 부채 조정 문제는 경제를 성장 궤도에서 탈선시키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부동산 관련) 자산을 억제하고자 하는 시진핑 정부에 새 도전이 되고 있다"며 "중국이 거의 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을 의존하는 부동산 시장을 뒤집지 않으면서 구조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가 세계 경제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분야 외에도 장기적 목표 차원에서 추진하는 구조 개혁이 단기적으로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는 논쟁이 존재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주창으로 중국의 최우선 경제 정책 과제가 된 탄소배출 저감 정책은 지난 9∼10월 중국 산업 현장에 대혼란을 일으킨 전력 대란 사태를 초래했다.

또 공정한 경쟁 환경 구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정보 주권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추진되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고강도 규제가 관련 기업들의 투자 및 경영 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경제 위축을 가속하고 중·장기적으로도 중국의 혁신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일 중앙경제공작회의 개최를 예고한 기사에서 "올해 행사는 당국자들과 정부 고문들이 경제적 역풍과 하반기 성장 둔화를 경고한 가운데 열린다"며 "최근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무관용 정책, 공격적인 기술 분야 규제, 부동산 시장 억제 조치 등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 경기 급랭에 부동산 규제 일부 완화 관측 대두

따라서 오는 8∼10일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구조 개혁 강도 조정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시 주석의 모든 경제 정책의 근간 중의 근간인 구조 개혁의 기치를 내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달 24일자 인민일보에 기고한 '반드시 높은 질적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는 장문의 논문을 게재했다.

그는 여기서 자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조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급진적 구조 개혁 추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수 이견'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헝다 사태의 후폭풍 속에서 중국 당국이 당장 부동산 규제를 비롯한 구조 개혁의 강도를 어느 정도 조절함으로써 적극적인 경기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중국은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닥쳤을 때도 부채 감축 등 구조 개혁 정책을 잠시 유예하고 재정·통화 정책을 아우른 고강도 부양책으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정책 완화가 없다면 내년 주택 판매와 신규 착공이 각각 20% 하락하고 관련 투자가 10% 이상 감소해 경제 경착륙 위험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수개월에 걸쳐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실무적으로 완화해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개발 자금 대출이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산업은 철강, 시멘트, 엔지니어링 같은 직접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가전제품 등 수 많은 산업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그는 이어 "정부가 이달 중 지급준비율 인하를 포함해 재정·통화 정책을 완화해 인프라 투자 회복을 추진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곧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발신하는 완화 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3일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화상 회견에서 "적기에 지준율을 내리겠다"고 언급하면서 조만간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올해의 '6% 안팎'보다 낮은 5%대 선에서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중국은 이듬해 경제 정책 방향을 정하는 비공개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잠정적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정하고 이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 회의에서 이를 공개한다.

중신(中信)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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