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오스카 와일드 투옥된 감옥 문화공간 사업 지원

입력 2021-12-06 15:09  

뱅크시, 오스카 와일드 투옥된 감옥 문화공간 사업 지원
감옥 담장의 작품에 사용된 스텐실 판매로 충당
부동산 낙찰 막아 지역사회 예술사업 지원하려 직접 나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가 오스카 와일드가 수감됐던 영국 버크셔주의 레딩 가올 교도소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뱅크시는 이 교도소에 벽화를 그리는 데 사용된 스텐실(판에 구멍을 뚫고 잉크를 통과시켜 찍어내는 공판화 기법 또는 여기에 사용되는 판)을 판매, 시의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판매대금은 레딩 교도소 측에서 제시한 매각 금액 1천만 파운드(약 156억원)를 충당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뱅크시와 시의회가 제시한 금액을 합치면 교도소 측은 약 1천260만 파운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레딩 교도소는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가 1895∼1897년 수감됐던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외설 혐의로 투옥된 와일드는 풀려난 뒤 수감 생활 중 목격한 사실을 담은 시 '레딩 감옥의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뱅크시는 지난 3월 해당 감옥 담장의 벽면에 작품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그는 줄무늬 죄수복을 입은 한 남성이 교도소 담장을 넘어 천을 이어 만든 줄을 잡고 탈옥하는 장면을 그렸다.
이 줄 끝에 종이와 타자기가 매달린 것을 본 뱅크시의 팬들은 그림 속 탈옥수가 표현의 자유를 희구하는 와일드라고 추측했다.
뱅크시는 "오스카 와일드는 상반되는 두 아이디어를 충돌시켜 마법을 만든 수호신"이라며 "그를 파괴한 장소를 예술의 피난처로 바꾸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완벽한 일이라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2013년 문닫은 레딩 교도소는 현재 법무부가 소유 중으로 2019년 10월 처음 매물로 나왔다.
시의회는 이 교도소의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4월 260만 파운드를 제시했지만 법무부는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한 부동산 개발업체와 계약을 맺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세이브레딩가올'(Save Reading Gaol)이라는 이름의 자발적인 캠페인의 일환으로 법무부에 시의회의 매입을 수용토록 촉구하는 청원이 조직됐고, 배우 케이트 윈즐릿 등 수천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부동산 업체와 계약은 이 지역 인근 문화유산 등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지난해 11월 무산됐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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