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충격에 223조원 '실탄' 동원 부동산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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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06 21:53  

中, 헝다 충격에 223조원 '실탄' 동원 부동산 살리기

中, 헝다 충격에 223조원 '실탄' 동원 부동산 살리기

금융권 부실채권 충격파 축소·부동산 업계 선별적 자금지원 관측

경제 경착륙 우려에 부동산 억제 정책 부분적 완화 전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360조원대 채무를 진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에 접어들자 중국이 긴급히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금융기관에 223조원 규모의 장기 자금을 공급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중국이 헝다발(發)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한편 우량 업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업계에 돈줄을 풀어 심각한 수준의 부동산 산업 침체를 막고자 하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급격한 경기 둔화를 저지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시중에 1조2천억 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게 인민은행의 추산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헝다가 지난 3일 밤 공시로 디폴트를 사실상 예고한 직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헝다 위기에 대한 긴급 조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지준율 인하는 부동산 관련 채권 디폴트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은행권의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은 헝다가 공시한 직후 성명을 내고 "헝다 위기의 주요 원인은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한 데서 비롯됐다"며 "국제 달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비교적 성숙하고 관련 문제를 처리할 명확한 법적 규정과 절차도 존재한다"며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헝다의 디폴트와 이에 따른 부동산 개발 업체의 연쇄 디폴트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산업 디폴트 영향이 비교적 큰 일부 은행을 '격리'하는 가운데 은행권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점진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정책의 강도도 늦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64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헝다가 은행과 신탁사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은 5천억 위안(약 92조7천억원)가량으로 전체 부채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다만 헝다의 부채 중 10분 1에 한참 못 미치는 192억 달러(약 22조7천억원)만 역외 달러 채권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채권은 중국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가진 형태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전체 자산은 45조 달러(약 5경3천190조원)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헝다의 부채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중국 은행권 전체 자산 규모와 비교하면 제한적 수준이고 헝다 부채가 특정 금융기관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 헝다 디폴트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돼도 은행 시스템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헝다의 공식 디폴트가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디폴트 사태로 번질 경우 은행권에 미치는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가 전체 부동산 업계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이번 지준율 인하에 이어 부동산 산업 규제를 완화해 우량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따라서 이를 통해 금융권에 새로 공급되는 유동성이 향후 부동산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실탄'으로 쓰일 수 있다.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달부터 내년 1분기에 걸쳐 부동산 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민은행과 은행감독관리위 등 금융 당국은 지난 3일 심야 입장 발표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확대, 은행의 부동산 개발 기업 에 대한 인수합병 자금 대출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포함한 자금 조달 채널 개방 등을 시사했다고 제프리스는 관측했다.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도 "향후 수개월에 걸쳐 정부가 더욱 실무적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개발 자금 대출 제한 완화,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본시장 융자 제한 완화 등의 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옥석을 가려 자금 지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보고서에서 "경영 상태가 부실하고 높은 재무 위험이 있는 업체들은 퇴출이 되겠지만 당국이 우수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공고문에서 '실물 경제 발전 지원'을 이번 지준율 인하의 주된 목적으로 설명했다.

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산업은 철강, 시멘트, 엔지니어링 같은 직접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가전제품 등 수 많은 산업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중국은 주거 양극화 해소와 부동산 거품 위험 사전 제거 등을 위한 '구조 개혁' 차원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산업 억제 정책을 펴 왔는데 헝다 디폴트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 및 전력대란 등 대내외 요인으로 경기 급랭에 부닥치자 방향을 바꾸는 셈이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 등으로 1분기 18.3%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2분기 7.9%, 3분기 4.9%로 급격히 둔화했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6일 발간한 '경제청서-2022년 중국 경제 정세 분석 및 예측'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8.0%에서 내년 5.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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