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美 첨단무기 27조원 계약협상 중단"…미중 줄타기(종합)

입력 2021-12-15 16:29  

"UAE, 美 첨단무기 27조원 계약협상 중단"…미중 줄타기(종합)
미국 언론 보도 뒤 미 국무장관 협상의사 내비쳐
"중국 유출 막으려 미국이 요구한 기술 보안 조건 부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F-35 전투기 등 230억 달러(약 27조2천억 원) 상당의 미국산 첨단 무기를 구매하는 협상을 중단했다고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UAE는 미국 측에 구매 중단 의사를 통보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첨단무기 정보가 중국 정보기관에 유출되지 않도록 요구한 보안 조건이 부담스럽고 UAE의 국가안보가 위험에 처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 UAE 당국자도 미국 측에 F-35 구매 협상 중단 의사를 통보했다고 확인하면서 "기술적 요구, 자주적 가동 제한, 비용 편익 분석 등에 따라 재평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우선적 방위 제공국이며 F-35 구매 협상은 향후 재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AE 측의 이번 움직임이 실제 계약 파기를 뜻하는지, 혹은 15일 UAE 고위급 군사대표단의 방미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CNN도 UAE 당국자를 인용해 이미 UAE가 미국에 무기 구매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관련 내용을 담은 서한이 직급이 비교적 높지 않은 관리의 명의로 작성된 만큼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보기도 했다.
이 계약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에 체결됐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F-35 전투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은 군사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반대했다가 이스라엘군의 레이더에 UAE의 F-35 전투기가 탐지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이를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F-35A 50대(104억 달러.약 12조3천억원), 공격용 MQ-9B 드론 18대(29억7천만 달러.약 3조5천억원)를 미국에서 사기로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무기 거래 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양측의 구체적인 요구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최신 기술을 제3국에 공유하지 말 것을 원하고 UAE는 F-35 인도 시기를 2027년 전으로 앞당기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UAE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조건으로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를 희망했지만 이후 관련 협상에 진전이 없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중동의 주요 동맹인 UAE가 중국과 기초적 수준이지만 안보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한다.
지난 봄 UAE 수도 아부다비 항만에 중국이 비밀리에 군사용으로 의심되는 시설을 건설한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하면서 미국과 UAE 간 마찰이 불거지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UAE는 이 시설이 군사용이 아니라고 본다고 해명했지만 미국과 줄다리기 끝에 결국 폐쇄됐다.
또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가 UAE의 통신인프라 시설에 장비를 판매하는 데 대해서도 미국은 오랫동안 우려해왔다.
CNN은 이번 구매 중단 통보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UAE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설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UAE가 구매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라며 협상 의사를 보였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협상에서 미국 측이 내건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조건을 통해 이스라엘의 질적인 군사 우위 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확실히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중동 협력국에 판매·이전되는 기술을 철저히 검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자국산 무기·군사장비의 사용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에 대해 "보편적이고 협상 불가하며 UAE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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